▲ 국민일보 캡쳐
[김홍배 기자]지난달 13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서 최 씨 소유 빌딩에서 일하던 관리인이 청와대 대통령 관저 침실 공사를 했다는 증언이 공개돼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최 씨 소유의 빌딩 관리인 문 모 씨.

정윤회 씨의 추천으로 빌딩 관리인이 돼 30년 동안 최 씨 일가의 집사 역할을 한 인물로 밝혀졌다.

이러한 가운데 20년 넘게 최씨를 보좌하며 수족 노릇을 해 온 “비밀금고 치운 사람”으로 지목받고 있는 인물이 특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최순실(61·수감 중)씨의 숨겨진 집사가 있다는 사실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파악하고 비밀리에 소환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일 국민일보가 보도했다. 20년 넘게 최씨를 보좌하며 수족 노릇을 한 방모(45)씨가 장본인이다.

매체에 따르면 "특검은 그가 최씨 모녀의 독일 은신 때도 핵심적 역할을 했고, 최씨가 청와대를 드나들 때도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내밀한 행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로 꼽히는 방씨는 정작 특검에 불려와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대답만 반복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방씨를 전폭적으로 신뢰하면서 측근들 사이에서도 그를 철저히 숨겨 자신과만 소통토록 비밀리에 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의 관련 법인들에서 최씨의 지시를 받아 일했던 실무자들 중에서도 방씨의 모습을 직접 접한 이는 거의 없었다. 최씨에 대한 정보 역시 측근들 틈에서 방씨가 가장 많이 아는 셈이다. “방씨가 컴퓨터를 들고 있다면, 이미 알려진 내부고발자들은 휴지조각 하나 가진 셈”이라는 말도 흘러나온다.

특검은 최씨가 ‘방 과장’으로 지칭하는 베일 속 핵심 측근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최근 방씨를 불러 조사했다. 방씨는 20여년 전 20대 때부터 최씨와 알고 지내며 운전기사·집사 역할을 수행해온 인물로 파악됐다. 특검은 방씨가 최씨의 일상적인 심부름은 물론 정유라(21)씨 가족의 독일·덴마크 은신처를 마련하는 등 최씨의 갖은 긴요한 지시들을 해결해온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

특검은 방씨가 최씨의 청와대 수시 출입 당시 상황과 동선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보고 조사 중이다. 특검은 최씨가 청와대의 윤전추·이영선 행정관과 연락하는 전후에 방씨와도 전화와 문자메시지 연락을 주고받은 단서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연락 수단 역시 특정 차명 전화기였다. 최씨가 제작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 비용도 방씨가 상세한 사정을 알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방씨는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최씨의 각종 비밀스러운 뒷일을 도맡아 처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에는 “최씨 귀국 전후 방씨가 외부에서 최씨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는 첩보가 접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씨는 지난해 10월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최씨의 서울 강남 거주지에서 비밀금고 2개를 치운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운영한 더블루케이의 물품이 더운트로 옮겨지고 이후 경기도 창고로 빼돌려지는 과정에도 방씨가 개입했을 개연성이 있다.

특검은 방씨가 최씨의 축재 과정도 잘 아는 실질적인 재산관리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씨는 독일행을 계획할 때 방씨에게 유로화 환전 업무를 맡겼고, 현재도 최씨의 부동산과 관련한 일들을 처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스포츠재단이 금융자산으로 생명보험에 가입할 때 방씨가 명의를 빌려주기도 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만기 시 사인(私人)에게 보험금이 지급되는 꼴이라는 문제제기가 이미 시민단체를 통해 이뤄져 있다.

이런 방씨는 특검 조사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답변만 계속하며 최씨를 비호했다. 방씨를 직접 조사한 특검 관계자는 방씨의 태도에 “돌쇠 같다”는 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에 소환될 때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며 소란을 피웠던 최씨 역시 최근 들어서는 진술거부권만 행사하고 있다. 특검은 최씨가 재판에 넘겨진 이후에도 외부에서 최씨를 비호하는 측근들이 없지 않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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