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지난해 반도체 호황과 수출에 힘입어 든든한 '현금'을 거머쥔 삼성전자가 올해에도 막대한 재원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와 투자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사태로 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미래신성장동력 확보와 기업가치 확대를 위해 M&A를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65조~70조원의 순현금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전적인 운전자금과 M&A 등이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국내 차입 규모가 제한적이라 보유현금이 없으면 투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며 "그에 따라 필요 보유현금을 65조~70조원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높은 순현금 유지의 원인을 투자금 필요성으로 꼽은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 보휴 현금이 대기업으로서의 기본적인 자금 수준을 고려하더라도 꽤 큰 금액이라고 보고있다. 따라서 삼성이 이 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 M&A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삼성은 올들어서 공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 시스템 분야의 강자인 엔비디아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업 '사운드하운드' 투자에 나선 상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산하의 삼성촉진펀드(Samsung Catalyst Fund)가 엔비디아 등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미국 스타트업 사운드하운드에 7500만달러(약 865억원)를 투자했다. 삼성의 개별 투자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만 8개 해외 기업에 대해 인수 및 투자에 나섰다. 금액만도 약 1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부터 조이언트와 애드기어, 데이코, 비브랩스, 하만, 뉴넷캐나다 등의 기업들을 매월 인수해왔다. 중국 비야디에 대해서는 지분투자를 했다. 이전 지난 2년간 인수했던 기업이 모두 8개였던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투자다.

삼성전자는 특히 스마트카 등의 전장사업과 프리미엄 가전 등 신성장 동력 및 수익성 늘리기에 중점을 두고 필요한 핵심 기술들을 위주로 사들여왔다.

대표적인 것이 80억달러에 달하는 메가딜로 성사시킨 하만의 인수다. 전장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기업으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을 전격 단행한 것이다.

이는 삼성의 미래가치와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즉 삼성이 당분간 M&A계의 '큰 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상반기 시설 투자 비용은 8조8000억원을, 하반기 16조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올해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주의를 강화하자 미국에 가전공장을 짓는 등 공격 투자는 지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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