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9일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했지만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를 두고 명분쌓기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최씨는 특검팀의 소환에 수차례 불응해 왔으며, 최씨가 특검팀의 소환에 응한 것은 이번 출석이 두번째다.

이날 오전 10시9분께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최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조사실로 향했다. 최씨는 '특검의 조사에 응한 이유가 뭐냐'는 등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 대면 조사를 앞두고 있는 특검팀은 최씨를 상대로 제기된 모든 의혹들에 대해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최씨에 대한 소환 조사는 대통령 조사와는 상관없이 진행할 계획"이라며 "최씨를 상대로 모든 혐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특검팀은 최씨가 이번 소환 통보에도 불응할 것으로 보고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최씨 측으로부터 출석 의사를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특검팀은 소환에 불응하는 최씨에 대해 두 차례 체포영장을 집행하며 조사를 이어왔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 최씨의 딸 정유라(21)씨가 이화여대로부터 입학·학점 등 특혜를 받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업무방해)로 최씨를 체포, 조사했다.

또 이달 1일에는 최씨가 정부의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에 지인 회사 M사를 참여시키는 대가로 M사 지분을 차명으로 받은 정황을 포착, 알선수재 혐의로 다시 체포해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다만 최씨는 그간 특검팀 조사 과정에서 진술 거부권 등을 행사하면서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소환 조사 과정에서도 진술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검팀은 이날 대통령 전 주치의인 서창석(56) 서울대병원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소환한다. 이날 9시46분께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서 원장은 "특검조사에 들어가서 말하겠다"며 조사실로 향했다.

서 원장은 최씨의 단골 의사였던 김영재(57) 원장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진료 의사로 위촉하는 과정에서 예외 규정을 적용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대통령 주치의로 근무하는 과정에서 김 원장 등의 비선진료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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