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빈소 밤새 애도행렬

▲ 분노한 실종자 가족들
세월호가 침몰한 뒤 나흘 만인 19일 밤 구조대가 처음으로 객실 진입에 성공하면서 한때 생존자 발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밤새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20일 새벽께 싸늘한 시신이 추가로 10구가 발견됐다.

범 정부 사고대책본부는 19일 오후 11시48분 선내 유리창을 깨고 진입해 시신 3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선내에서 수습한 시신 3구는 남성이며 모두 안산 단원고 남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대책본부는 또 다시 시신수습 집계에 혼선을 빚었다. 대책본부는 20일 오전 0시28분께 '민관군 합동 구조팀이 침몰 선체 유리창을 깨고 선내에 진입, 사망자 3명 수습 성공'이라는 긴급 공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30분 뒤인 오전 0시58분께 '실종자 3구 추가 인양' 상황 보고 문자메시지와 함께 '사망자 39명'이라는 진행상황 보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대책본부는 13분 만인 오전 1시11분께 '선내에서 수습한 사망자 3명을 추가 수습으로 오인한 것'이라고 정정 메시지를 냈다. 경비함정으로 시신을 인양하는 과정에서 중복체크가 된 것이다.

사고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할 대책본부가 승선인원과 구조인원, 실종자 수 등을 아무렇지 않게 수시로 바꾸는 것도 모자라 사망자 수까지 틀리게 공지하면서 혼란과 불신은 더욱 커졌다.

늦은 시간까지 TV를 통해 수색상황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생존자가 구출되는 기적을 여전히 기대했지만,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새벽께 시신 4구가 발견된데 이어 다시 6구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밤샘 구조작업으로 시신 10구가 더 발견됐을 뿐이었다.

결국 기적을 바랐던 실종자 가족들이 폭발하는 사태도 일어났다. 더딘 구조작업과 대책본부의 혼선을 보다 못해 격앙된 가족들이 청와대 항의방문을 결정한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청와대로 가겠다며 이동하다가 경찰에 가로막혀 밤새 대치했다.

이 가운데 정홍원 국무총리가 직접 가족들 앞에 나서 정부 입장을 대변했지만 격앙된 가족들 사이에서 2시간 가까이 고립되기도했다. 가족들은 자리를 떠나려는 정 총리의 앞을 가로막고 "아이를 살려내라"고 밤새 소리쳤다.

한편 실종자 가족 100여명은 오전 5시10분 경찰의 저지를 뚫고 도로 갓길로 빠져나와 걸어서 서울로 향하고 있으며, 경찰이 진도대교 인근에서 이들을 다시 막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