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홀로 승선'=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된 여객선의 실종자 가족들이 16일 오후 진도군 팽목항에서 10시간이 넘도록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해경 경비함정이 가족을 뒤로하고 이윤석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만 태우고 사고해역으로 가고 있다.
온 국민의 안타까운 시선이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에 집중된 가운데 일부 정치인들의 눈치없는 언행이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아무리 진정성을 담았다고 하더라도 6·4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인들의 섣부른 언행은 '정치적 계산'으로 비춰질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치권은 사고 수습책 마련에 역량을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자작시 등 여론 도마

정치권도 이 같은 여론을 감안한 듯 신중히 대책 마련에 집중하는 분위기이지만, 돌발 언행은 끊이지 않고 있다.

본인의 트위터에 '진도의 눈물' 등 자작시 3편을 올렸다가 빈축을 산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표적인 예다.
이에 대해 "시나 올리고 있다", "백일장 하나"라는 식의 비난이 잇따랐다. 결국 김 지사는 시를 삭제하고 "진도 현장에서 이틀 간 느낀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을 짧게 표현한 것"이라며 "진심과 달리 오해를 초래하게 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장하나 의원도 트위터에 "당장 현장으로 달려가고 싶다. 선내 진입 등이 이렇게 더뎌도 될까. 이 정도면 범죄 아닐까. 내 마음도 이런데 가족, 친구들의 마음은 어떻게 위로할까"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논란을 샀다.

구조대원들을 범죄자에 비유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장 의원은 "구조가 더딘 답답한 심경을 범죄라고 한 것은 피해자 가족의 입장에서 정부와 국회를 비판하고자 한 것"이라며 "수고하시는 구조대를 범죄자라 오해할 만한 신중치 못한 표현을 한 것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 '나 홀로 승선'=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된 여객선의 실종자 가족들이 16일 오후 진도군 팽목항에서 10시간이 넘도록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해경 경비함정이 가족을 뒤로하고 이윤석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만 태우고 사고해역으로 가고 있다.
같은당 이윤석 의원은 경비정을 이용해 사고수습 현장 확인에 나섰다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방선거 예비후보 발송 문자도 도마

여론은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의 언행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후보들이 애도의 뜻을 담아 발송하는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선거와 맞물린 상황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자를 보낸 예비후보들의 명단을 지역별로 정리한 인터넷 홈페이지(KMCAST.COM)도 개설됐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여객선 침몰에 대한 슬픔을 이용해 문자를 보낸 예비후보들의 명단"이라며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며 비난하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예비후보들이 사고 현장에 방문하는 데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얼굴 도장찍기", "사고 수습만 지연시키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트위터에 "산소통을 메고 구조활동을 할 계획이 아니라면 정치인, 후보들의 현장방문과 경비함 승선은 자제해야 한다"며 "위기 상황엔 중요한 분일수록 정 위치에서 현업을 지켜야 한다. 중앙재난본부 방문으로 또 하나의 재난을 안기지 말자"고 밝혔다.

한 정당 관계자는 "정치인의 실수가 무조건적으로 분노의 대상이 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여론을 주시하는 게 곧 정치다. 재발방지책 등 제도적 측면에서 차분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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