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어머니이자 삼성가(家) 안주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전격 사퇴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삼성재단에 따르면 홍 관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이날부터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홍 관장의 사퇴 결정은 이 부회장 구속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재계는 분석하고 있다. 남편인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인 상황에서 아들인 이 부회장마저 구속되자 홍 관장이 대외활동을 하는 데 심신의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을 것 이라는 관측이다.

홍 관장은 지난달 17일 장남인 이 부회장이 구속되자 "참담한 심정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는 뜻을 주위에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이 구속된 직후부터 일각에서는 홍 관장이 경영 일선에 뛰어들 수 있다는 '역할론'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부담이 커진 것도 이번 사퇴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제기됐던 역할론을 일축하는 한편 대외활동을 줄여 향후 삼성그룹이 새로운 시대를 맞는데 일조하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된 것은 홍 관장에게 큰 아픔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며 "대외 활동을 할 때 아들의 구속 여부에 따른 심정을 묻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런 부분 때문에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 관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으로 2004년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한 이래 관장을 맡아온 이후 국내 미술계 영향력 1위 인물로 매년 선정됐다.

이건희 회장의 아내인 홍 관장은 경기여고,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으로 시아버지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경기도 용인에 세운 호암미술관 관장직에 1995년 1월 취임했다.

홍 관장은 2004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하면서 두 미술관의 관장직을 맡았다. 그는 재력과 인맥, 미술품을 보는 안목을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오랫동안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혀왔다.

홍 관장은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사태의 여파로 리움 및 호암미술관 관장직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직에서 사퇴했다가 3년 만인 2011년 3월 복귀했다. 리움 미술관에서는 홍관장의 동생인 홍라영씨가 총괄부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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