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김홍배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에 의해 파면된 지 사흘째를 맞고 있지만 요지부동인 가운데 청와대 홈페이지에선 여전히 대통령 ‘지위’를 누리고 있어 비판이 커지고 있다.

12일 오전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의 첫 화면에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내용을 게재했다.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 이후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를 내리긴 했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자유게시판에는 항의와 비난의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 이용자는 “포털사이트는 (헌재의) 주문 낭독 후 1분만에 바뀌던데 대한민국 최고기관에서는 아직도 바뀐 게 없네요”라며 “오늘도 저는 이 나라가 조금 더 상식적인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잠자는 홈페이지 문제 있다”는 글을 게시한 이용자는 “곳곳에 여전히 대통령 박근혜라고 되어 있군요”라면서 “최근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거나 즐기고 있다고 오해를 살만한 일이 아닐런지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결정에 대한 입장 표명 없이 사흘째 청와대 관저에 머물고 있다. 이르면 오늘(12일), 늦어도 내일에는 청와대를 떠날 거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젯밤도 청와대 관저에서 머물렀다.

청와대는 삼성동 사저 수리와 경호 시설 설치에 시간이 걸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퇴거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이동을 계기로 입장 표명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 선고 이후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파면된 것에 대한 충격으로, 현재까지 공식 입장 발표 없이 침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날 청와대 참모들은 박 전 대통령이 곧 마음을 추스를 것 같다면서, 청와대를 떠나기 직전이나 삼성동 사저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형태로든 입장 표명을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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