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13일 서로의 관계에 대해 "사랑하는 사이"라고 시인했다. 9개월 동안 이어진 침묵의 결과는 정면돌파였다. 이들은 베를린영화제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시사회에 오른쪽 약지에 커플링을 끼고 나왔다. 

먼저 입을 뗀 것은 홍상수 감독이었다.

그는 1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희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고, 저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저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재차 인정했다. 이어 "그동안 언론 보도에 대해 얘기하지 않 은 것은 처음엔 얘기해야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인 일이고 시간이 좀 지나다보니 아시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더 이상 얘기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인 부분"이라며 "저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민희도 "저희는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있다. 진심을 다해 만나고 사랑하고 있다"며 "저희에게 놓인 상황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홍 감독은 지난달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 참석 당시 김민희와의 관계에 대해 "가까운 사이(I have a close relationship with her)"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달 말 조용히 귀국한 이들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신들의 관계를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들이 자신들의 관계를 인정한 것은 지난해 6월 불륜설이 불거진 이후 9개월 만이다. 그간 영화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않을 정도로 두문불출해왔다. 또 불륜설이 불거진 이후 홍 감독은 살던 집에서 나와 부인과 별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감독은 이번 영화가 두 사람의 관계를 담은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디테일들을 사용하지만 제 삶을 재현하려는 자전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 "자전적인 것을 만든다는 건 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해석에 미화나 왜곡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속 김민희의 역할인 '영희'의 대사에 대해서도 "영화의 흐름 속에서 영희가 (영화에 등장하는)그 감독 앞에서 할 수 있는 얘기가 그날 아침에 떠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둘의 관계를 비난하는 세간의 시선이 담긴 듯한 대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홍 감독은 "보도나 실시간 검색 등을 많이 찾아 읽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수밖에 없고 사안에 대해 전혀 다른 의견이나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제가 동의할 수는 없어도 구체적으로 제게 피해를 준다거나 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아니면 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도 남들한테 똑같은 대우를 받고 싶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나나 김민희씨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비난과는)전혀 다른 것이었다"고 언급했다.

세간의 비난을 받아들이겠지만 개인의 사생활은 존중해달라는 입장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김민희는 "저에게 홍 감독과 작업하는 일은 너무 귀한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집중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두지는 않는다. 지금 저에게 주어진 작업에 굉장히 만족하고 제가 연기 할 때 그 과정에만 몰두하고 그걸로 모든 것이 채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간담회 도중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서로 마주보고 잠시 상의를 하는 등 다정한 모습도 내비쳤다.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은곰상'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배우 영희가 유부남 감독과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오는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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