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최근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특히 "대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건네면서 포스트탄핵 정국과 관련해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한 전 총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민주당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한 총리'라고 하니 깜짝 놀랐다"며 "'어떻게 전화를 했느냐'고 했더니 교도소 내 '가족 만남의 장' 프로그램에 당첨이 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의정부 교도소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 대상자는 수용 생활 태도와 출소 시기 등을 기준으로 후보를 고르고 그중에서 추첨을 통해 정하게 된다. 선발이 되면 1박2일간 교도소 내 별도 시설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한 전 총리는 13∼14일 별도 시설에서 지내면서 가까운 의원들과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경선캠프 인사들에게 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를 지낸 한 전 총리는 13~14일 이틀간 자신과 가까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 문재인 후보 등의 대선 캠프 인사들에게도 두루 전화를 걸어 그간의 안부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이들과의 통화에서 "나도 이 안에서 촛불 집회를 보며 함께 촛불을 드는 심정으로 탄핵 사태를 지켜봤다. 혹시라도 탄핵이 기각될까 봐 마음을 많이 졸였다"면서 "대선이 끝날 때까지 다들 긴장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총리는 대선 캠프 인사들에게는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일이 잘되기를 기도하겠다"며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를 지냈으며,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경선을 앞두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5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한 전 총리는 당시 선고와 관련, 정치 탄압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수감 당시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안녕을 고하고 교도소로 들어간다”며 “진실은 그 시대에 금방 밝혀지지 않을 수 있지만,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 때 진실은 밝혀진다”고 말했다. 이어 “당당히 어깨 펴고 함께 모인 여러분 체온을 느끼면서 들어가겠다”며 “어려운 시기에 조용한 휴식처로 들어가 쉬게 될 게 죄송하고 부끄럽다. 한명숙을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그간 정기적으로 한 전 총리에게 면회를 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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