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대한민국 발 '박근혜 탄핵' 바람이 필리핀으로 향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의회에 제출됐된 것.

16일 CNN필리핀 등 외신에 따르면 게리 알레하노 필리핀 야당 의원이 두테르테의 탄핵을 요구하는 의원 목록을 하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알레하노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두테르테 행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으로 자행된 '사법 외적 살인’과 고의로 자산 일부를 누락하고 신고한 것 등 헌법 위반, 뇌물 수수, 공직자에 대한 신뢰 위반, 부패, 기타 중범죄를 이유로 두테르테가 탄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두테르테가 취임한 지 9개월 만에 최초로 제기된 탄핵안이다. 두테르테는 가혹한 마약과의 전쟁으로 인한 인권경시, 막말 행보 등 논란에 휩싸이며 꾸준히 탄핵 가능성과 맞서 왔다. 1987년 개정된 필리핀 헌법 제11조 2항은 대통령과 정부 공무원이 탄핵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탄핵 논란이 불거지자 앞서 에르네스토 아벨라 대통령궁 대변인은 "반역이나 신뢰 위반, 뇌물 수수, 부패 등에 대한 근거가 없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을 탄핵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알레하노 의원은 "탄핵 이유에 아직 벤험 라이즈에 대한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두테르테가 필리핀에 속한 해역인 벤험 라이즈에 중국 탐사선이 출몰한 것에 대해 "알고 있던 일"이라며 "우호적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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