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경선토론에서 특전사 시절 사진 공개'
[김민호 기자]"사상 첫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자신의 안보관을 피력하기 위해 한 예로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점을 언급하면서 진보 진영이 발칵 뒤집혔다.

자신의 안보관을 강조하기 위해 "군 복무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자랑했지만, 칭찬은 커녕 비난여론이 빗발친 것이다. 당장 호남 공략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국민의당 등은 "전두환 표창이 그렇게 자랑스럽냐"라고 비판하면서 문 전 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발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KBS 대선후보 경선토론회'였다. 이 자리에서 사회자로부터 '내 인생의 한 장면'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문 전 대표는 자신의 특전사 공수부대 군복무 시절의 사진을 공개했다.

문 전 대표는 해당 사진을 소개하면서 "저는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제1공수여단 여단장은 전두환 장군이었고, 반란군의 가장 우두머리였는데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 "제 국가관과 안보관, 애국심은 이 때 형성된 것"이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확고한 안보 태세와 국방 우위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평화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 측 고민정 대변인은 "특전사 복무 시절 경험을 토대로 누구보다 '투철한 안보관'을 갖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이 바로 반격에 나섰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전 대표가 군 복무시절 전두환 여단장에게 표창을 받은 것을 자랑하듯 밝혔는데 그런 표창장은 버리는 게 맞다"며 "과도한 안보 콤플렉스에 걸린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문 후보 캠프는 '가짜 뉴스 사례집'을 배포하면서 전두환 표창장이 마치 가짜 뉴스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후보는 표창을 받았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캠프는 이를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솔한 발언에 대해 문 전 대표는 광주와 호남 민중들에게 먼저 사과하라"고도 했다.

안 지사 캠프의 의원멘토단장인 박영선 의원 또한 이날 광주 토크콘서트에서 "자랑하시는 듯 말해서 사실 좀 놀랐다"며 "광주와 호남민들의 억울함과 한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호남권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 또한 강력 반발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그야말로 태극기집회에서나 나올 법한 망언"이라고 문 전 대표를 질타했다. 그는 "'5·18 발포가 전두환 지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전인범 장군의 실수가 아니라 문 전 대표의 소신이었느냐"라며 "전두환 표창장이라도 흔들어서 '애국보수' 코스프레라도 할 생각인가 본데, 그렇다고 안보무능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말로 전두환 표창장을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냐. 야권 대선후보라면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받은 표창장을 흔들어야 하지 않느냐"며 "문 전 대표는 오늘 야권 정치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금기를 어겼다"고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호남 방문을 앞둔 문 전 대표가 '전두환 표창' 발언을 스스로 꺼낸 것은 결정적인 자살골을 넣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두환 표창 발언에 대한 호남 반발이 거세질 경우 문 전 대표의 사과 입장 발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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