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지난 주말 사이 홍석현 회장이 JTBC 회장에서 퇴임하면서 이후 행보와 관련, 20일 손석희 앵커브리핑에서 '교과서적 저널리즘'을 다시 꺼냈다.

손 앵커는 “지난 몇 년간, 대기업의 문제들, 그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희 JTBC와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믿고 있는 특정 기업의 문제를 보도한다든가, 매우 굳건해 보였던 정치권력에 대해 앞장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을 때 저희들의 고민이 없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라며 그동안 뉴스룸이 걸어왔던 길에 대해 되짚었다.
 
이어 저널리즘에 대해서 “언론의 위치는 국가와 시민사회의 중간에 있으며 그 매개체로서의 역할은 국가를 향해서는 합리적 시민사회를 대변하고 시민사회에는 진실을 전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라며 저널리즘이 서야 할 자리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손 앵커는 “저는, 비록 능력은 충분치 않을지라도, 그 실천의 최종 책임자 중의 하나이며, 책임을 질 수 없게 된다면 저로서는 책임자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라며 뉴스룸이 걸어왔던 길을 자신의 직을 걸고 끝까지 견지할 것임을 암시했다.

이후 반응은 뜨거웠다.

21일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JTBC가 외압에 직면했다는 해석등 다양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블로거 드루킹은 전날 밤 자신의 블로그에 'JTBC 손석희의 앵커브리핑(2017.3.20), 그 배경과 의미'라는 글을 통해 "홍석현 중앙미디어네트워크(중앙일보,JTBC) 회장의 사퇴도 대선에 출마하려는 것이 아닌, 사실상 이재용과 삼성의 압력에 의한 '축출'일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라며 "그렇다면 JTBC의 손석희 사장과 보도본부는 분노한 삼성 이재용과 그 측근들의 보복의 칼날 앞에 아무런 보호막(홍석현)도 없이 내동댕이 쳐진 형국이 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드루킹은 "'광고주들을 비판한다거나 정치권력을 비판한다'는 내용은 삼성과 박근혜 정권을 지칭한다고 저는 봅니다. 즉 오늘날 JTBC 보도국이 위기에 처한 상황은 '최순실 사건 보도'에서 비롯되었다는 표현입니다"라며 "뉴스룸이 삼성을 건드렸고 그 여파로 삼성으로부터 강력한 압력이 들어왔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또 "올바른 보도를 하는 기자들과 아나운서들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는 손석희 사장이 이를 지켜낼 수 없게 된다면 손석희 사장은 마지막 수단으로 진퇴를 걸고 저항을 할 것이라는 삼성과 JTBC경영진에 대한 경고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루킹은 "손석희와 뉴스룸을 지켜내고 JTBC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유지시키는 것은 코앞에 닥친 대선에서 그나마 정의로운 보도를 기대하는 국민들에게도 소중한 것"이라며 "JTBC와 손석희의 뉴스룸이 사라진다면 저들이 대선에서 어떤 조작을 하더라도 그 어떤 언론도 용기있게 보도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손석희 앵커와 JTBC 보도국을 지켜줍시다. 시민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줍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한국 언론사의 한 획을 긋고 있는 JTBC 뉴스룸이 흔들리는 것을 결코 시청자 입장에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손석희 앵커 브리핑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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