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항 팽목' 대답없는 오열만 가득

"매일 바닷가에서 불러보고 또 불러보는데 아직까지 대답이 없어요"

전남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 사고 엿새째인 21일 팽목항.

 
실종자 가족의 몸과 마음은 지칠대로 지쳤다. 지난 16일 사고 이후부터 이날까지 임시로 마련된 천막 속에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배고픔은 잊어버린지 오래다.

실신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의사는 안정을 취하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지만 눈을 감을 수가 없다.

차가운 바닷속에서 6일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아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엿새째. 시신을 수습했다는 비보(悲報)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고 현지인 전남 진도 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앞에 애간장이 타들어 가고 있다.

"내 아이는 꼭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실종자 가족들은 쪽잠을 자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임시거처로 쓰이고 있는 진도체육관은 24시간 환하게 불이 켜져있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날을 꼬박 새우며 정부의 수색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또 차디찬 바다에 있을 아이를 생각하면 흘려도 흘려도 눈물은 마르지 않고, 멍 하니 하늘만 바라본다.
그러다 '신원미상의 시신 인양'이라는 뉴스특보가 나올 때마다 혹시 하는 마음에 가슴을 졸이며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아울러 이들에게 '하루 세끼'는 사라진 지 오래다. "입맛 없어도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해"라는 권유에 힘없이 한 숟가락을 떠도 이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또 온종일 절규 맺힌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해주기 위해 지인과 친척 등이 찾아오면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바다를 이루고 사망자의 인적사항이 전파될 때마다 오열한다.

21일로 세월호가 침몰한 지 엿새째이다. 이제 정부를 향한 비판과 분노는 표면으로 표출되지는 않는다.

악을 쓰고 기를 써가며 무능한 정부를 비판할 체력도 남아있지 않기때문이다. 실제 실종자 가족들의 심신은 극도로 피폐해져 링거액을 맞고 의약품에 의지하고 있다.
또 전국 각지에서 지원 나온 재난의료지원팀이 24시간 상황을 체크하고 있고 체육관 앞에는 구급차량과 구급대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이처럼 실종자 가족들은 하루하루를 슬픔 속에 보내고 있지만 '무사생환'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이들의 바램은 딱 하나. 정부의 신속한 수색작업으로 하루빨리 실종자들을 찾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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