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국민의당 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25일 첫 순회경선인 광주·전남·제주권역 현장·투표소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하며 압승한 데 대해 "오늘 저의 승리는 문재인을 꺾고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하라는 요구"라고 밝혔다.

반면 호남 민심에 기대를 걸었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박주선 국회부의장 측은 말을 아꼈다.

안 전 대표는 결과가 나온 직후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당이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이겨 달라는 광주·전남·제주 시민들의 뜨거운 의지를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광주·전남·제주 30곳 투표소 개표 결과 총 투표자 6만2,441표 중 3만7,735표를 획득, 60.43%의 득표율을 보이며 압승을 거뒀다. 유효투표수인 6만2,176표를 적용하면 안 전 대표 득표율은 60.69%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만4,246표를 얻어 유효투표수 기준 득표율 22.91%로 2위에 올랐으며,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1만195표를 얻어 16.40%에 그쳤다.

안 전 대표는 권역별 세분 결과에서도 광주에서 총 2만7,006표 중 1만5,976표를, 목포를 제외한 전남에선 총 3만3,081표 중 2만532표를, 제주에선 총 2,354표 중 1,227표를 얻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국민의당에선 당초 안 전 대표의 대외적 인지도를 고려하더라도, 2년 동안 전남 강진에서 기반을 다져온 손 전 지사와 광주 현역 다선 의원인 박 부의장의 조직력에 미뤄 만만찮은 승부가 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과반을 훌쩍 넘기며 압승을 거두면서 이대로 대세론이 굳어질 거라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온다.

손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시사플러스와 통화에서 "오늘 참여자가 많아서 생각보다 격차가 컸다. 일단 내일(전북 경선)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선이 당초 예상치를 2배 이상 상회한 6만명 이상의 참여로 성황리에 끝난 점도 기대감을 한층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한편 이날 경선에서의 압승을 토대로 2012년 대선 직전의 '안철수 신드롬'이 재현되기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당시 무소속이었던 안 전 대표가 기성정당 후보들을 제치고 지지율 1위 행진을 이어갔던 것처럼, 안 전 대표가 국민의당과 제3지대에서 대세론을 형성해 현재 공고한 1위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오는 26일 치러지는 전북 경선에서 손 전 지사나 박 부의장이 승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손 전 지사의 경우 전북을 지역구로 둔 유성엽 의원이 경선대책본부장을 맡아 지원해왔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 만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손 전 지사 측 한 관계자는 "전북에선 손 전 지사가 50~60%까지는 득표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전체 당원 수가 19만명 수준이고, 광주·전남 당원이 이 중 38%에 육박하는 7만2,000여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변수는 적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특히 후발주자인 박 부의장이 손 전 지사의 표를 잠식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도 상당수다.

아울러 호남에서 총력전을 펼쳐온 손 전 지사나 박 부의장에 비해 안 전 대표가 수도권 및 전국 인지도가 높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순회경선을 모두 마치더라도 최종적으로 2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선 안 전 대표가 우위에 설 것으로 점쳐진다.

일단 안 전 대표와 손 전 지사, 박 부의장은 광주·전남·제주 현장유세를 마친 뒤 일제히 전북으로 이동해 이튿날 진행될 전북 경선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오히려 오늘 결과를 기폭제로 더 큰 노력과 경쟁을 통해 흥행을 계속할 수 있다"며 "거듭 말하지만 오늘은 시작이고, 앞으로 6곳의 광역단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결과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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