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세론'을 결정지을 수 있는 호남 경선 결과가 27일 오후 2시에 발표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은 첫 지역 순회 투표인 호남 경선 결과가 발표되는 27일에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당 관계자들은 야권 텃밭인 호남에서 문재인 후보가 50% 이상 득표한다면 '대세론'을 입증하면서 안희정·이재명 후보가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문 후보가 50%를 넘기지 못하면서 2위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할 경우에는 '대세론'에 금이 가면서 안희정·이재명 후보의 역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론조사 및 정치 전문가 10명 중 6명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과반 이상을 득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50% 득표율’만으로 문재인 대세론으로 단정짓기엔 변수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에서 획득한 60% 득표율을 넘어서지 못하면, 문재인 대세론은 그 자체로 타격을 입어 향후 본선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문 전 대표의 과반 승리를 예측한 전문가들은 지지율 1등으로 굳혀진 흐름과 탄탄한 당내 조직 기반을 이유로 꼽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26일 “결국 선거는 조직이다. 당내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문 전 대표한테 유리할 수 밖에 없고, 이를 넘어설 만큼 나머지 두 사람의 바람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도 “유출된 사전투표 결과만 보더라도 지난 당 대표 선거 당시 친문 인사들이 받았던 지지율(65%)과 비슷하게 나오지 않았냐”며 “호남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50% 지지율 갖고, 압승이라고 하지 않는다”며 “60%를 넘어서야 나머지 경선에서 밴드왜건(1위 주자에게 지지가 쏠리는 현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남 밑바닥에 깔려 있는 반문 정서로 인해 문 전 대표의 과반 달성이 어렵다는 의견(4명)도 적지 않았다. 최근에 불거진 전두환 표창 논란과 부산대통령 발언 등으로 호남 표심이 심상치 않게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국민의당 경선에서 6만 여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해 흥행 돌풍을 일으킨 것 역시 호남 지역 밑바닥에 깔려 있는 반문 정서의 발로라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에서 압도적으로 이긴 것을 보면, 문재인 전 대표의 과반 달성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문재인에 대한 경고를 주겠다는 의사가 분명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일 아젠다 센터장 역시 “만약 호남에서 확실하게 ‘이번에는 문재인으로 가자’고 마음을 정했다면 국민의당 경선에 관심이 없어야 했지만, 의외로 대박을 쳤다”며 “문 전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가 얻은 60%를 넘어서지 못하면 당내 경선 판도도 뒤흔들릴 수 있고, 본선 경쟁력 자체에도 적신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국민의당 흥행 돌풍에 대해 “조직 동원 선거(신율 명지대 교수)”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한 호남의 몰표가 자극이 돼 도리어 문재인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준한 교수는 “안철수에 대한 대립각을 세워야 한다고 보기에, 문재인 지지층의 결집이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 후보가 호남에서 50%를 넘기지 못하면 '대세론'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 측은 "호남 경선에서 문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의미 있는 2등'을 할 경우 '문재인 대세론'은 무너진다"고 말했다. 한번 무너진 '대세론'은 다시 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안·이 후보 측은 '전두환 표창장' 발언 논란 이후 호남 지역의 바닥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갤럽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호남 지역 지지율은 일주일 전과 비교해 1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비슷한 시기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최대치를 기록한 만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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