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은 뭐 하는 곳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건을 파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본 이세탄 백화점에선 이런 생각을 했다.

'매장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님이 물건을 사시는 곳이다.'

이렇게 관점을 바꾸자 그 백화점은 서비스에 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991년, 사과로 유명한 일본 아오모리에 기록적인 태풍이 불어서 수확을 앞두고 있던 사과의 90%가 떨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떨어진 사과를 보면서 '아, 이젠 망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어떤 사람은 이런 생각을 했다.

'저기 아직도 붙어 있는 저 사과들은 뭐냐? 그렇게 쎈 태풍에도 안 떨어진 사과는 도대체 뭘까?'

그는 그 사과들을 가지채 잘라서,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를 '합격사과'라는 이름으로 수험생에게 팔았다. 보통 사과에 비해 10배 이상의 가격으로..

 ◇길가에서 구걸하는 시각 장애인..그의 옆에는 이런 글귀가 적힌 종이가 있었다.

'I'm blind. Please help.'(저는 장님입니다. 도와 주세요)

그러나 동전은 별로 모이지 않았는데, 그때 지나가던 어떤 아가씨가 그 종이에 몇 자 적었다. 그러자 행인들이 너도나도 동전을 놓고 가기 시작했다.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과연 그 아가씨는 뭐라고 적었을까? 뜻은 같지만 다른 표현으로 적은 것이다.

'It's a beautiful day. And I CAN'T see it.'(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걸 볼 수 없네요.)

사람들이 걸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 것이다. 관점을 바꾸면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뀐다. 문제 해결도 달라지고, 인생도 달라진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떻게 다른 관점을 가질까?'의 문제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철학시간에 이런 말을 들었다.

'당연함을 부정하라. 당연함에 갇히면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없다.'

그때 철학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철학이란, 너의 아버지가 친아버지인지 의심하는 거다. 어머니만 알 수 있다.'

만약에 사과가 떨어졌을 때 '가을이니까 당연히 떨어졌겠지..'

그랬다면 만유인력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고, 목욕하러 들어갔는데 물이 넘쳤을 때 '내가 들어가니까 당연히 넘치겠지..' 그랬다면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는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당연함'에 갇히면 세상은 달라 보일 게 하나도 없다. 다른 관점의 시작은 당연함을 부정하는 것이다.

다른 관점을 갖는 데 중요한 또 하나는 '본질'이다.

'이것의 본질은 뭘까? 이 본질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뭘까?'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그것을 볼 수 있을까?' 하면서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이것이 매우 중요한 생각하기 패턴의 하나이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이런 연설을 했다.

"사실 저는 대학을 졸업하지 못 했습니다. 대학교 졸업식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께 제 인생의 세 가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전 리드 칼리지에 입학한지 6개월만에 자퇴했습니다. 일년 반 정도는 도강을 하다가 정말로 그만두었습니다. 정규과목을 들을 필요가 없으므로 서체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세리프와 산세리프체를, 다른 글씨의 조합간의 그 여백의 다양함을..

무엇이 위대한 글자체의 요소인지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 중 어느 하나라도 제 인생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10년 후 우리가 첫 번째 매킨토시를 구상할 때, 그것들은 고스란히 빛을 발했습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였습니다. 만약 제가 그 서체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매킨토시의 다양한 기능은 없었을 것이고, 맥을 따라한 윈도우도 그런 기능이 없었을 것이며, 결국 개인용 컴퓨터에 그런 기능은 탑재될 수 없었을 겁니다. 만약 학교를 자퇴하지 않았다면 서체 수업을 듣지 못 했을 것이고, PC에는 오늘날처럼 뛰어난 글자체가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제가 대학에 있을 때는 그것들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모든 것이 분명하게 보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지금 여러분은 미래를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현재와 과거의 사건들만 연관시켜 볼 수 있을 뿐이죠. 그러므로 여러분은 현재가 미래와 어떻게든 연결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배짱, 운명, 인생, 카르마(業) 등, 그 무엇이든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 하면 현재가 미래로 연결된다는 믿음이 여러분의 가슴을 따라 살아갈 자신감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험한 길이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생의 모든 차이를 빚어냅니다."

여기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Connecting the Dots'(연결된 점들)

스티브 잡스 말이, '내가 대학을 중퇴하지 않았다면 서체 수업을 못 들었을 것이고, 서체 수업을 못 들었다면 컴퓨터의 아름다운 서체가 탄생하지 못 했을거다.'

이것은 바로 '연기(緣起)'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가 미래로 연결된다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과 그냥 관성대로 사는 사람의 인생은 매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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