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솔직담백한 멘트와 호탕한 웃음, 어눌한 말투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박종진 앵커. MBN에서 사회부·경제부·정치부 기자를 거쳐 국회반장, 청와대 출입기자, 정치팀장, 국제부장 등을 맡았고, 채널A 경제부장을 끝으로 기자 생활을 마쳤다.

저자는처음 만나서 관계를 발전시키고 그 상대를 통해 새로운 만남을 다시 만들면서 ‘끝까지 남는 내 사람, 힘이 되는 인연’ 맺는 일련의 과정을 설명했다.

톡톡 튀는 방송 진행만큼이나 책의 내용도 박종진만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그래서 기존의 상식과는 조금 다른 얘기들이 많다. 흔히 좋은 첫인상을 주기 위한 여러 방법에 관해 얘기하지만, 저자는 “멋있어 보일 필요 없다. 처음부터 속내를 다 드러내라. 단점도 숨기지 마라”고 한다. 남들 앞에서 항상 겸손하란 말 대신 “겸손은 위선이다. 차라리 제 자랑을 해봐라”고 한다.

입은 닫고 귀를 여는 것이 소통의 전부인 양 말하는 사람들에겐 “침묵은 반항이고, 말없는 소통은 없다”고 역설한다. 밥 사고, 술 사는 걸 음습한 ‘접대 문화’로 치부하는 시대지만, “더 자주 밥과 술 사라”고 조언한다. 또 전화 잘 거는 법을 알려주기보다는 “전화 걸기보다 받기에 신경 쓰라”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인간관계의 핵심은 두 가지다. 먼저 영혼을 완전히 오픈하는 것.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서로 소개해주는 것. 자신을 솔직히 드러냄으로써 상대의 경계를 무너뜨려 친밀도를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또 인맥을 공유함으로 인해 폭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 장은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고민했을 법한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이른바 ‘사내 정치’에 휩싸이지 말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엿보며 자기계발에 힘써야 함을 강조한다. 언뜻 막연한 얘기로 들릴 수 있으나 저자의 사례는 구체적이다. 상사의 “키워주겠다”는 말을 왜 믿어서는 안 되는지, 빠른 승진이 왜 독이 될 수 있는지, 퇴사하기 전에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을 자신의 경험, 주위에서 겪은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그래서 더 공감하기 쉽다.

또 이 책에는 책의 내용을 미리 읽은 독자 모니터단의 질문에 대한 저자의 속 시원한 답변이 매 장의 끝에 실려 있다. ‘단점을 드러냈다가 깔보면 어떻게 하나?’, ‘내성적 성격도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나?’, ‘사람을 자연스럽게 소개해주는 방법이 있나?’ 등과 같이 난감한 문제에 대한 저자의 답을 들을 수 있다.

저자가 왜 ‘황금인맥’으로 불리는지는 그의 책에 추천사를 써준 명단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김동길, 성낙인, 김진명, 김정운, 홍혜걸, 여에스더, 노희영, 박상원, 선우은숙, 남희석, 박영수, 박지원, 안희정, 표창원, 하태경……. 정계·재계·학계·문화계·언론계 저명인사들 그리고 저자의 중학교 은사까지. 이들 모두 이 책을 보고 ‘박종진처럼 속 시원한 책’이라며 일독을 권했다.

속는 셈 치고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 보자. 《겸손은 위선이다》는 인간관계를 통해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줄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