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김홍배 기자]세월호 인양에 대해 일부 친박의 '세금 낭비' 타령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3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 단상에 올라 '비용'을 이유로 세월호 인양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정 아나운서는 "세월호를 이제 건져내니까 오늘도 밤이 되니 광화문 앞에 또 기어나와서 축제판을 벌이고 있다"며 "저는 처음부터 세월호를 건져내야 한다는 것에 반대했다. 인명을 귀하게는 여기나 바닷물에 쓸려갔을지 모르는 그 몇 명을 위해서 수천억을 써야겠냐"고 말했다.

이어 "(촛불단체는) 아직도 세월호 7시간을 운운하면서 광화문 세월호 천막을 치우지도 않아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치솟게 만든다"면서 "마음 같아선 제가 불도저를 들고 가서 (세월호 천막) 다 밀어버리고 싶다. 이제 세월호를 건져졌으니 진실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는 같은 '생명'임에도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 집회에서 숨진 3명에 대해서는 완전히 다른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정광용 '국민저항본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탄핵반대집회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사인과 진상 규명이 먼저"라며 "사인도 제대로 규명도 되지 않았는데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지도부만 잡아간다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이런 장면은 이같은 일부 '친박'(친박근혜) 인사들 사이에서만 연출되는 것이 아니다.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상에는 세월호 인양 작업에 약 1020억원(상하지셀비지 계약금 916억원·이외 비용 10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는 소식에 "왜 내가 낸 세금을 거기에 쓰느냐"는 식의 댓글이 어렵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세월호를 1073일만에 수면 위로 올리는 일을 유가족 '갑질'로 해석하기도 했다.

아이디 'zon2****'는 "유가족 갑질이 끝도 없구나. 극혐이다"라며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줄도 모르고 어리석은 것들"이라는 글을 올렸다.

인터넷에는 "그럼 세금을 어디다 쓰려고?" "세금은 이런 곳에 쓰라고 있는 것" "세월호 피해자들도 우리 국민이었기 때문에 세금을 들이는 것"이라는 등 대다수 네티즌들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이같은 모습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일명 '오피니언 리더'의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 인양에 대해 세금 낭비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그 시작이 일반인이 아닌 유명인사, 정치인 등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2015년 자신의 사회관계방서비스(SNS)에서 세월호 인양에 반대한다면서 "최소 10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이다. 국민 혈세로 천문학적 인양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국가가 비용을 부담해 민간선박을 인양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전 교수는 "이런 현상은 사실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해서 대중이 관심을 갖게 하기 보다 무시해버리는 게 나을 수 있다"며 "그러나 대중의 편승을 가져올 수 있는,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이 이런 비상식적이고 상처를 주는 말을 공개적으로 내뱉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방법을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