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수출이 5개월 연속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고, 소매판매도 넉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설 특수'도 없었을 만큼 3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보이던 소매판매가 2월에 3.2% 증가하는등 드디어 반전됐기 때문이다.

경기 제약요인으로 꼽히던 소비가 살아나면 우리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견고하지 않아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중국 관광객 급감으로 면세점 등 3월 소매판매 타격도 악재로 남아 있다. 지난달 전산업생산이 4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한 점도 불안요인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3.2%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 전월보다 0.3% 감소했고 12월 0.4%, 올해 1월 2.0% 줄어더는 등 감소폭이 커지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2월 들어 석달 연속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소비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2월 소매판매가 부진에서 벗어난 것은 기저효과와 중국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에서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면세점 화장품과 가방 등 일부 품목의 판매액이 크게 늘었다"며 "중국의 개인매매 대리상이 사드 보복 조치에 대응해 사전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종의 '사재기' 효과다.

실제 소매업태별 판매를 보면 면세점을 포함한 대형마트의 전월 대비 증가폭(15.9%)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아울러 안 국장은 "2월 증가로 전환한 소매판매는 기저효과의 영향이 일부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소비 지표가 매우 좋지 않아서, 2월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비 개선 현상은 일시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소비 활성화가 더딘 상황에서 물건 사재기나 기저효과가 3월까지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3월에는 커다란 악재가 버티고 있어 소매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다.

중국은 우리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경제 보복으로 의심되는 조치들을 가속화했고, 지난달 초에는 여행사들에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밝힌 관광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에 비해 무려 21.9% 감소했다. 당장 면세점의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며, 관광지 도소매업체들의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소비 개선 여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2월 소매판매는 기저효과로 반등한 측면이 있다"면서 "1~2월을 같이 보면 아직도 소비는 전 분기 대비 0.8% 정도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상 현안 등도 있고하니 (개선 여부는)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 개선은 긍정적인 영향이다. 유가도 더 지켜봐야겠지만, 53~54 달러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생각했으나 47~48 달러 수준으로 (낮게)가고 있다"며 소매판매에 긍정적인 요인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2.3포인트 오른 96.7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해 올해 1월 93.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월(+1.1)과 3월(+2.3) 두달 연속 상승세를 유지해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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