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개숙인 우병우
[김홍배 기자];최순실 국정농단'의 검찰 마지막 타겟인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해 11월6일 이후 5개월만이다.

 이날 오전 9시55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우 전 수석은 평소와 달리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타고 온 검은색 차에서 내려 포토라인까지 이동하는 짧은 거리도 느리게 걸었다.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선 우 전 수석은 그간 고압적인 태도가 지적됐던 점을 의식한 듯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가볍게 주먹을 쥔 두 손은 바지춤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어두운 표정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를 아직도 몰랐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고개를 끄덕였고,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등의 질문에 특별히 답변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서는 "가슴이 아프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도 '국민에게 대해 죄송하다'는 언급은 없었다.

지난해 11월 검찰 소환 때 “가족회사 자금 유용을 인정하는가”라고 질문하던 여기자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봤었고, 지난 2월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출석 때도 “구속되면 마지막 인터뷰일 수도 있는데 한마디 해달라”고 하던 기자의 아래 위를 훑으며 매섭게 노려봤던 우 전 수석. 이번에는 특유의 레이저 눈빛을 발사하지 않았다.

우 전 수석이 검찰이나 법원에 피의자로 나와 포토라인에서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 그동안 그는 '검찰에서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거나 '법정에서 밝히겠다' 등 원론적 입장을 주로 반복했다.

지난해 11월 6일 '정강' 자금 횡령·배임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 특별수사팀에 소환됐을 때 그는 각종 질문에 "검찰에서 물어보시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거나 "들어가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올해 2월 1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개입한 의혹 관련 질문에 "그런 모든, 오늘 조사를 받겠죠"라고 맞받았다. 아들의 의경 복무 시절 '보직 특혜' 의혹에 대해선 "그동안 충분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날은 처음으로 '참담하다'와 같은 심경 관련 발언이 나왔으나 자신의 혐의에 대한 질문엔 이번에도 기존의 말이 반복됐다.

우 전 수석은 최씨 국정농단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거나 협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고강도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 4일 방송된 채널A ‘외부자들’에서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마지막 퍼즐인 우병우 전 수석의 구속 가능성을 100% 확신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정봉주 전 의원은 “우병우에 대해 사법처리 안하면 검찰 조직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지 않을까”라며 “미적미적하다가 새정부 들어 특검 2기라도 들어서면 어떻게 할 거냐. 적절한 선에서 구속을 할 것”으로 확신했다.

전여옥 작가 역시 “우병우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검찰의 미래와 직결되는 것”이라면서 “검찰이 힘든 결정 할 것으로 본다. 김수남 총장이 (그를)처리하지 않고서 어떻게 검찰의 수뇌로서 사람들에게 설득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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