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시사플러스 대기자
“국가에게 이미 한번 버려진 장수가 훈장을 기꺼워 하면서 받을 수 있었겠습니까?”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예비역 대장)은 어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보국훈장을 주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느냐’고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국가에 이미 한번 버려진 장수, 6인실 감방에서 미치기 일보직전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국가가 원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에 괴로워했다고 했다.

이 글을 읽으며 과연 그에게 국가란 무엇이고, 박근혜에게 국가는 무엇인지 생각을 해 보았다. 동시에 '국가괴조(國家怪鳥), '나라를 망치는 흉악한 새'란 단어가 떠 올랐다.

우리가 사는 국가라는 틀 속에 국민이 사회적 상식과 합의,양심,도덕,정직등 공동체적인 인간성이 바탕이 되지 않고 자기 중심적 아집,독선,불통과 반공동체적 몰인간성,극단적 인지 부조화 행태로 일관한다면 공동체는 분열과 갈등으로 침몰할 것이다.

우리가 '법과 원칙'을 중요시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일개 국민이 아닌 리더,지도자의 경우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조직과 사회,국가 운명을 책임지는 지도층이 화합과 통합적 공존 리더십이 아닌 아집과 불통,독선적 파괴형 리더십에 의지한다면 심할 경우 조직,사회,국가는 존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실제 망국 리더십을 웅변으로 보여준게 지구촌을 전쟁의 참화속으로 몰아넣고 독일을 패망시킨 히틀러다.

지금 우리는 이같은 전철을 되풀이 한 대통령, 박근혜의 몰락을 보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박근혜에게 정의와 불의, 진짜와 가짜,진실과 허위,참말과 거짓말, 선과 악의 개념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헌재의 탄핵인용 이후 양심,도덕,염치,정직,배려,존중등 기본적인 인성마저 남아 있지 않음을 재차 확인했다.

박근혜에게는 오로지 자신의 말과 행위는 무조건 옳고 정당하고 진리이며 지고지선이요, 모든 인간행동의 기준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 불의와 정의, 선과 악의 평가 자체가 필요없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적 아집이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말해 박근혜 자신이 검은걸 검다고 말한건 당연히 옳은것 일 뿐만 아니라 즉시 말을 바꾸어 검은걸 희다고 말해도 그순간 옳은것이 되고 흰것을 또 다시 말을 바꿔 빨갛다고해도 자신이 말한 것이기에 무조건 옳은것이 된다.

검찰,특검 조사를 받겠다고 해놓고 받지 않아도 옳은것이고 헌재 변론 불참 행위도 무조건 옳다는게 화석화된 박근혜의 신념이다. 박근혜는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이 신뢰와 원칙에 있다고 밝혀왔다.

이와같은 신뢰와 원칙은 자신의 말과 행동은 무조건 옳다는 일방주의적 전제에 바탕한 것이다. 따라서 신뢰와 원칙을 내세우며 국민과 약속했던 대선공약을 번복, 파기한 것도 옳은 것이기 때문에 신뢰와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확고한 인식하에 말바꾸기, 약속 파기에 대해 사과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이다.

국정원을 앞세운 헌정유린 국기문란 관권부정선거로 정권을 잡은 것도 옳은 것이고 블랙리스트,인사파탄,국정농단도 마찬가지이기에 자신이 탄핵기각을 옳다고 믿은 바대로 헌재가 자신의 옳다는 생각에 맞춰 기각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러한 아집과 독선은 이제 거짓말 조차도 당연시하고 있다. 지난 6일 구치소 조사에서 부장검사가 국정개입 사건 수사에서 핵심 물증의 하나인 안종범 수첩 내용을 묻자 "다른 사람에게 듣고 적은 내용 같다"고 말 했다.

역설적으로 '촛불의 분노'가 없었더라면 과연 이 나라가 어떻게 됐을까 어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의 인터뷰와 같은 진실을 알 수나 있었을까 두렵기까지 한다.

무개념 거짓,아집, 독선의 화신 박근혜라는 지도자의 존재자체가 국가적 비극이요 불행이며 망국의 근원이라는 생각, 죽어 혼령이 되어서도 변화 가능성이 전무한 그는 오늘 날지 못하는 새 신세가 되어 검찰앞에 앉아 '자신만의 진실'을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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