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 북핵·북한 문제의 심각성 및 대응방향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했고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 관련 문제에 대한 미국측 입장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20분부터 20여 분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교역, 안보, 북한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러헌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 북한 전략 옵션에 한반도 미 핵무기 재배치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참수 작전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군과 한국군 특수부대를 북한에 침투시켜 핵심 인프라(사회간접자본)를 파괴하는 방안도 대 북한 전략 옵션 중 하나로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뉴스는 7일(현지시간) 복수의 고위 미군 관계자와 정보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가안보회의(NSC)가 미·중 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미 핵무기 재배치와 김정은 제거 등을 포함한 대 북한 전략 옵션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핵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이 보다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행사해 줄 것을 촉구해 왔다.

그러나 6~7일 이틀 동안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휴양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양국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7일 양국 정상회담 후 가진 브리핑에서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양국 간 패키지 합의 같은 것은 없었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북한의 핵 진전 상황이 매우 심각한 단계에 도달했다는 점에 동의를 했다”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만일 중국이 미국과 협력할 수 없다면 미국은 스스로의 코스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중국과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이 중국 측에 특별한 문제와 도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안(북핵)이 중국이 우리와 조율할 수 없다면 미국은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NBC뉴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취할 수 있는 북핵 대응책으로 남한에 미국의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1991년 11월 한국에서 전술 핵무기를 철수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완전히 다른 대북 접근을 추구하겠다던 트럼프 행정부가 핵무기 재배치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NBC뉴스는 만일 오산 공군기지에 다시 핵무기를 배치한다면 동서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이 해외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보기관의 고위 관계자는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 20년간 외교적 노력과 제재를 병행해 왔다. 그러나 북한 핵 프로그램을 막는 데 실패했다"면서 한반도 핵무기 재배치 논의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나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방안을 지지하지 않는다. 또한 한반도 핵무기 배치가 그 비용에 비해 얻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전제 한 뒤 “그러나 미국은 ‘오늘 벌어지는 전쟁(war today)’에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외교적 해결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임스 스타프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은 NSC의 핵무기 재배치 방안에 대해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한반도 핵무기 재배치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의 분노만 촉발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는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핵무기 재배치의 필요성을 수용하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한반도 핵무기 재배치 필요성을 인정하는 비율이 5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그러면서도 지구촌 비핵화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미국이 스스로 이를 거스르는 정책을 펴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또 다른 옵션은 김정은 위원장을 살해해 제거하는 방법이다. 리퍼트 대사는 이런 방안은 엄청난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권교체와 참수작전에 대한 논의는 중국 측의 큰 우려를 살 수 있다. 중국 측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압력을 행사하지 않고 정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스타프리디스 전 나토사령관은 “김정은 참수 작전은 구미가 당기는 전략이다. 특히 매우 예측하기 어렵고 위험한 지도자를 상대할 때는 그렇다”라면서 “그러나 참수 작전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어떤 엄청난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라고 경고했다.

세 번째 옵션은 미군과 한국군의 특수부대를 이용한 비밀 작전이다. 한미 합동 특수부대를 이용해 북한의 핵심 인프라를 파괴한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북한 이동 미사일의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교량등을 폭파한다는 것이다.

NBC뉴스는 한국군이 지난해 3월 3000명 규모의 연대급 신속기동부대를 창설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파르탄 3000’이라는 별칭과 함께 창설된 신속기동부대는 포항 해병대 1사단 예하에 창설됐다. ‘스파르탄 3000’은 유사시 북한 후방 지역으로 가장 먼저 침투해 핵심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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