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인 출석하는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
[김홍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으로 지목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자신에 대한 인사조치는 최순실씨의 딸에 대한 불리한 보고서 때문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은 유독 승마만 챙기는 일이 많았다"고 증언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노 전 국장은 "정책담당자로서 가장 큰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노 전 국장은 "축구나 배구, 농구 등 중요 종목도 많은데 박 전 대통령이 유독 승마만 챙겼다"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돌아버릴 지경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냉정하게 말하면 (체육계에서) 대한승마협회는 관심대상 밖이었다"며 "단순히 승마협회 문제가 있다는 얘기만으로 처음부터 체육국이 개입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국장은 "박 전 대통령이 체육 관련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두가지인데 체육영재발굴 육성과 승마 관련 문제"라며 "승마대회 자체 문제, 말 산업 발전, 승마선수 문제 등을 많이 강조했다"고 밝혔다.

노 전 국장은 모철민 전 교육문화수석 지시로 대한승마협회 조사를 진행할 때 현장에서 정윤회씨 딸이 승마선수라는 것을 들었다. 특검이 "소위 유력자 딸이 승마선수라서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했냐"고 물었다.

노 전 국장은 "보고서 작성 전에 유진룡 전 장관과 박종길 전 2차관께 보고드렸다"며 "두 분 다 스포츠는 그런 것과 관계 없어야 한다며 원칙대로 처리하자고 해서 보고서를 올렸다"고 답했다.

이어 노 전 국장은 박씨가 승마계 임원 7명을 제거하라고 주장한 이유는 최씨의 개인적인 목적을 위한 파벌싸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와서 보면 정씨의 국가대표 선발 내지 장래에 관한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최씨는 노 전 국장에게 직접 질문하며 정씨가 특혜를 받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최씨는 "노 전 국장을 처음 봤는데 제가 (승마협회) 7명을 찍어서 제거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 나라 최고의 코치가 유연(정유라)이 실력을 인정해 5살부터 말을 탔다"고 주장했다.

이어 "(승마협회 전 전무) 박원오씨와 저를 하나로 보고 있지 않냐. 저희랑 연결하는 데 정말 유감스럽다"며 "박씨에게 유연이 조력을 부탁한 적 없고 특검이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전 국장은 "제 말을 오해하는데 정유라씨 실력은 정책적 관심이 아니다"며 "청와대 지시로 진재수 전 체육과장이 박씨를 만났고 그가 하는 얘기만 믿을 수 없어 다른 관계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들은 것을 말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씨는 "특검이 굉장히 편파적인 주장만 하고 있다"며 "박씨를 저희와 연결해 유연이가 특혜를 받아서 우승하고 대표선수가 된 것처럼 하는데 절대 그리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공주 승마'라며 문제삼는 바람에 그런 것"이라며 "그쪽(상대 선수편) 수사도 해야지 왜 한쪽 수사만 하는가. 저희를 바로 조사하고 구속하면서 고영태씨는 조사 안하는 것과 똑같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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