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영장 기각은 검찰의 부실수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내부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임은정(43) 의정부지검 검사<사진>가 지난 12일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올린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글을 통해 "존립 근거인 국민 신뢰를 붕괴케 한 수뇌부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을 ‘정치검찰’로 만든 김수남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그는 "우병우 구속영장이 또다시 기각되었다는 뉴스를 자정 무렵 접했다"며 "우병우의 공범인 우리가 우리의 치부를 가린 채 우병우만을 도려낼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부실 수사를 초래한 검찰의 직무유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의혹 수사 대상은 전·현직 법무부 장차관, 검찰총장 등 검사장급 이상의 고위직"이라며 "이런 수사 대상이 현직에 있는 한 관련 의혹을 제대로 수사할 수도 없고, 그러한 수사 결과에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다 아시다시피 우리 검찰은 지난 몇 년간 언론으로부터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수사 결과를 매번 도출한다는 비난을 줄기차게 받았다"며 정치검찰 행태도 비판했다. 그는 '산케이 신문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정윤회 문건 파동' 등을 정권 입맛에 맞춘 결과물로 꼽았다.

그러면서 "우리 수사 결과는 재판 결과와도, 사실과도 사뭇 달랐지만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고 오히려 인사로 보답 받았다"며 "정윤회 문건 수사 등 부실 수사에 대한 특검을 자청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11일 "혐의내용에 관해 범죄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우 전 수석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검찰이 우 전 수석을 상대로 면죄부를 주기 위해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전날 기자단과 만나 "영장 기각은 안타깝게 생각하는데 그건 법원 판단"이라며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그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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