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토성의 얼음 위성 엔셀라두스 지표면 아래 바다에서 수소 분자와 이산화 탄소가 다량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항공우주국(이하 NASA)은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엔셀라두스의 바다에서 뿜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물기둥에서 생명체의 에너지원이 되는 수소, 이산화탄소 등이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엔셀라두스의 암석층이 바다의 물과 반응하면서 수소가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구의 심해저(深海低·깊은 바다의 바닥)에는 뜨거운 물이 나오는 장소가 있다. 마그마가 열을 전달하면서 물을 데우기 때문이다. 이런 뜨거운 물을 '열수'(熱水)라고 하며, 열수가 나오는 곳을 '열수구(熱水口·hydrothermal vent)'라고 한다.

전세계 바다에서 수백개가 발견된 해저 열수구는 유기물이 풍성하게 축적되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포함한 여러 사실을 바탕으로, "지구에서 처음으로 생명이 발생한 장소가 해저 열수구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과학자들도 꽤 많다.

그런데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Enceladus)에도 해저 열수구가 발견된 것이다.

 
지름이 약 504km 정도인 엔켈라두스는 토성이 가진 60여 개 위성 중에서도 집중적 주목을 받는 곳이다. 엔켈라두스의 남극 얼음층 아래에 액체 상태 물로 된 바다가 있다고 알려져, 외계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유력 후보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날 사우스웨스트리서치 연구소의 크리스토퍼 글리인(Christopher Glein) 연구원은 “우리는 액체 상태의 물과 암석 사이에 일어나는 열수 반응이 수소를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엔셀라두스의 바다에 일종의 열수 분출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며, 수소가 풍부한 물이 바다로 방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번 결과는 엔셀라두스가 인간이 거주 가능한 환경이라는 매우 고무적인 징후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가 엔셀라두스를 이해하는데 한 걸음 다가섰다는 것은 놀랍지만, 생명체 존재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카시니호는 1996년 발사돼 약 20년 간 우주 공간을 떠다니며 토성의 비밀을 파헤쳐왔다. 카시니호는 연료가 떨어져 올해 말 임무가 끝날 예정이다. NASA는 향후 엔셀라두스와 함께 액체상태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탐사할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엔셀라두스에 대한 탐사 계획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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