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하루가 멀다 하고 미국의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자국 반군들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대통령을 응징하기 위해 토마호크 미사일로 융단폭격을 가하는가 하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3일(현지시간) 비핵무기 폭탄 중 최대 화력을 지닌 재래식 무기 GBU-43을 아프가니스탄 내 이슬람국가(IS) 장악지역에 투하했다. 목표는 아프간 땅굴에 숨어든 이슬람 극단세력 IS.

지난 2003년 미국이 개발한 GBU 43은 낙하산을 이용해 투하할 정도로 큰 폭탄이다. 길이 9미터 무게 10톤으로 반경 500m를 한순간에 무산소 상태로 만들어 초토화시키는 열압력 폭탄이다.

미국이 가진 비 핵무기 가운데 최고의 위력을 갖고 있어 '모든 폭탄의 어머니'로 불리는 이 폭탄이 실전에 처음 사용된 것이다.

애덤 스텀프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IS와의 전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들을 토벌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작전 공간을 없애야 한다. 이번 폭격은 IS 전사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는 터널과 동굴 시스템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GBU-43의 개발 당시 미군 관계자들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무기는 ‘심리작전(psychological operations)’용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미군 측은 GBU-43의 폭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라크군이 싸울 의지를 잃고 항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단호한 군사행동들을 국제사회의 압력을 무시한 채 핵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 정권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즈음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핵실험을 저지시키기 위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 IS를 겨냥한 GBU-43 폭격을 “또 다른 성공적인 일(another successful job)”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GBU-43의 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군사전략과 맥이 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과 동아시아 지역에서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군의 움직임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알샤이라트 시리아 공군기지에 59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사실과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를 한국에 재배치하는 명령을 내린 사실을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국가이익연구소(CFTNI)의 국방 연구 담당자 해리 카지아니스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북한을 직접 공격할 것으로 전망하진 않는다. 자신이 진지하다는 점을 북한에 시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카지아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상징을 중요시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는 시각적인 걸 좋아하는 듯하다. 그는 적들에게 많은 신호를 보내는 방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자신은 이번 폭탄 투하 결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우리 군에게 권한을 부여했다. 그들에게 전권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 IS를 겨냥한 GBU-43 투하가 북한에 대한 경고의 의미냐는 질문에 “나는 이것이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지는 모르겠다.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다를 게 없다. 북한은 골치 덩어리다. 골치 덩어리는 손을 봐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한 중국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말하겠다. 나느 중국이 매우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을 정말 좋아하게 됐고 존중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멋진(terrific)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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