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 지분 가치 1000배 불려 계열사에 넘겨..1000만원→100억원

유병언 전 세모회장 일가가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을 재산 형성에 직·간접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990만㎡(300만평)에 달하는 불모지가 목장 등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수색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17일 오후 인천여객터미널내에 위치한 청해진해운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 회장 일가가 최대 주주인 세모는 2012년까지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을 100% 소유하고 있었다.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은 2001년 6월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에 있는 구원파를 위한 사업을 목표로 설립됐다. 구원파는 유 전 회장의 장인인 권신찬 목사가 설립했다.

세모의 201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청초밭영농조합법인 지분 100%의 가치는 1000만원이었다. 2006년 세모 감사보고서에도 1000만원 상당의 청초밭이 기재돼 있다.

하지만 세모의 201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의 지분율은 0.1%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0.1%의 취득원가와 공정가치 등은 1000만원으로 여전히 같은 수치였다.

2013년 계열사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노른자쇼핑이 청초밭영농조합법인 지분 0.2%를 2000만원에 취득했다. 같은 계열사인 국제영상도 비슷한 시기에 청초밭영농조합법인 지분을 2000만원에 취득했다.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은 "2400여명의 조합원들이 300~400만원씩,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내고 땅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단순 계산할 때 세모가 1000만원이던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의 가치가 1년 사이 100억원으로, 1000배나 폭등한 셈이다.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 형성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은 2007년 이전부터 현재 990만㎡(300만평)에 이르는 제주의 목장 부지 등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의 땅값은 3.3㎡당 3만5000~4만원 수준으로 보유한 땅의 가치가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목장은 친환경 유기농 우유 등을 생산하며, 유 회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온나라와 세모&다이아앤골드의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구원파는 2011년 3월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의 목장 용지를 담보로 우리은행으로부터 649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았다.

이 돈 역시 유 전 회장 일가에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공시에 따르면 구원파는 유 전 회장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트라이곤코리아에 258억원을 장기 대여해주고 있다.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은 수년간 정부의 각종 사업에 활발히 참여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2005년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은 농림부에서 주관하는 신지식 농업인상을 수상했다. 당시 농림부는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이 300만평의 임야등 불모지를 친환경 옥토로 일궜고, 유기농업 기반 조성을 위한 획기적인 토양관리기법을 개발함으로써 농산물시장 개방을 앞두고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서규용 전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2011년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제주 서귀포시는 유기농업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청초밭영농조합법인에 3억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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