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재판부는 "정 씨의 대리시험 관련 문서 위조나 금융 관련 부정행위가 덴마크 법상 송환 요건인 1년형 이상 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올보르구치소에 109일째 구금 중인 정 씨는 이날 오전 8시 46분께 법원에 도착했다.
꽃샘추위를 의식해서인지 정 씨는 지난 1월 1일 체포됐을 때 입었던 회색 패딩 점퍼를 입은 모습으로 경찰 호송 승용차에서 내렸으나 법정에는 검은색 노스페이스 운동복 바지와 살구색 스웨터에 흰색 운동화를 신고 들어섰다.
2개월 만에 다시 법정에 선 정 씨는 예전처럼 "죄가 없다"며 자신에 대한 혐의가 자신과는 무관하게 진행된 일이라고 거듭 주장했지만, 어느 때보다 초조한 기색이었다.
정 씨는 이날 재판부가 정 씨를 한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판결하자 변호인에게 "어린 아들을 돌봐 줄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씨는 몇 차례 휴정을 거친 뒤 재판 시작 후 5시간 30분 지난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재판부가 송환을 결정하자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으나 당황해하는 모습을 감추지는 못했다.
또 검찰이 정 씨의 도주 가능성을 제기하며 재구금을 요청하자 전자발찌를 차고, 매일 매일 행적에 대해 경찰에 보고하겠다며 재구금을 피하려고 애썼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정 씨는 변호인을 통해 "한국 정부 당국이 아이를 보게 해 준다고 보장해준다면 한국에 갈 의사도 있다"며 조건부 귀국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실제 귀국의사가 있아 이 같이 말 한 것인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정씨는 이날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보여 실제 송환은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항소는 3일 안에 할 수 있다.
정씨는 뇌물수수·국외재산도피·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검사장)는 지난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면서 삼성 측이 말 구입비 등 정씨의 승마지원 명목으로 지급한 77억9735만원을 뇌물 혐의에 포함했다.
이 같은 혐의는 지난 2월28일 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공소사실에도 그대로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