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한미 양국이 북한을 겨냥해 군사적 공격을 감행하면 중국도 군사적 개입을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거듭해서 대북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관련해 중국 관영 매체가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2일 '북핵, 미국은 중국에 어느 정도의 희망을 바라야 하나'라는 사평(社評)에서 북핵에 관한 마지노선을 '무력에 의한 북한 정권 전복', '인도주의적 재앙을 부르는 경제제재'라고 제시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 "중국은 북한의 엄청난 경제적 생명줄(economic lifeline)이다. 비록 쉬운 일은 없지만 그래도 만약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면 해결할 것"이라는 글을 올린 것을 거론하며 미국의 중국에 대한 대북제재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미국이 거듭 도움을 요청하고, 중국의 변화된 모습을 극찬하는 것은 중국의 도움을 독려하는 의미도 있지만, 아직 중국의 도움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에 대해 북한과 미국, 한국 모두 중국이 제안한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있다며 "곤란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우리가 북한을 아무리 설득해도 북한은 듣지 않고 있고, 미국과 한국도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북핵 문제 해결책은 한계가 있다며 북한과 한미 양측 모두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환구시보는 일단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는 상황이 온다면 중국은 원유 공급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사평을 통해 원유 중단을 거론했지만, '중단' 대신 '축소'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축소 규모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 재앙이 일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명확히 기준을 제시하며 "어느 정도 축소할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의에 따르겠다"고 못 박았다.

환구시보는 거듭되는 미국의 대북압박 요구에 대해서는 북핵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북한과 한미 양측에 있다며 "이렇게 강력한 조치에도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매달린다면, 그 원인이 한국과 미국에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한국과 미국의 군사 행동에 대해서도 인내 수준의 한계를 제시했다.

신문은 "미국이 고려하는 북한의 주요 핵시설 등을 타깃으로 하는 '외과수술식 공격'에 대해서는 일단 외교적인 수단을 써 반대하겠다"고 낮은 수준의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한미 군대가 38선을 넘어 북한을 침략해 북한 정권을 전복시키려 한다면 즉시 군사적 개입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중국은 무력을 통한 한반도 통일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마지노선은 중국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끝까지 견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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