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이화여대 승마 특기생으로 선발하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이 '승마 특기생을 뽑으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9부 심리로 열린 최경희 전 총장과 최순실 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학장회의가 끝날 때쯤 최 전 총장이 내게 와서 '승마 특기자 학생을 뽑으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자신이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 한 말을 총장이 나중에라도 전해 듣고 이 같은 말을 한 게 아닌가 짐작했다"고 설명했다.

진술에 따르면 김 교수는 2014년 9월쯤 학교 행사가 끝난 직후 남궁 전 처장에게 최초로 선발하는 승마 종목의 체육 특기생으로 많은 학생이 지원했는지 물었다.

다만 김 교수는 "특기생 지원자 중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학생이 있다는 것은 금기사항이라고 생각해서 따로 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정 씨가 입학한 뒤 최 전 총장이 최순실 씨 모녀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2015년 최 전 총장에게 대면 보고하는 과정에서 총장이 '승마 특기생으로 들어온 학생이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같은 날 최순실 씨의 연락처를 알아내 전화했고, 이후 최 씨는 김 교수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김 교수가 총장에게 '얼마 전 최순실 씨가 다녀갔다'고 보고했더니 최 전 총장은 '최 씨와 만나고 싶다'고 했고, 이에 세 사람은 같은 해 9월과 10월 2차례 약속 날짜와 장소를 정해서 함께 만났다.

특히 두 번째 만남에서 최 전 총장은 김 교수와 최순실 씨를 관용차에 태워 학교를 구경시켜주기도 했다. 김 교수는 당시를 떠올리며 "최 전 총장이 최순실 씨에게 정성을 많이 들인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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