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당국도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확인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28일 북한이 하와이 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 33분 북창 비행장 인근에서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지만 미사일이 북한 영토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북미 지역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오늘 오전 5시30분께 평안남도 일대에서 북동 방향으로 불상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태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의 방위각은 49도이며, 최대고도는 71㎞로 수분 동안 비행한 것으로 합참은 분석했다. 초기 분석 결과 발사 직후 수초 만에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추가 분석 결과 일정 시간 이상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 합참은 현재 발사 미사일의 종류와 제원 등을 정밀분석 중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은 지난 16일 이후 13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평북 신포 일대에서 KN-15(북극성 2형)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가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패턴에 따라 이달 말 미사일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해왔다. 북한은 최근 4월5일, 4월16일 등 10여일 간격으로 미사일을 발사해오고 있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매주, 매월, 매년 단위로 미사일을 쏴 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북창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그동안 평안북도 구성의 방현비행장, 함경남도 신포 일대,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 인근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해 왔다.
북창은 평양방어를 담당하는 공군기지가 있는 곳으로 평양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80㎞ 떨어져 있다. 내륙에서 발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사일의 초기 비행시험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미 연합 독수리 훈련(Foal Eagle·FE) 막바지에 이뤄졌다. 한·미는 지난 3월1일 대규모 연합훈련을 시작해 현재 훈련 마무리를 준비 중이다. 이날 미사일 발사는 연합훈련 종료를 겨냥한 무력시위 차원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한미 연합훈련 기간 총 21발의 장사정포와 탄도미사일을 발사를 감행한 바 있다. 올해에는 훈련기간에 총 5차례 걸쳐 8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시도했다. 군 당국은 이중 3월6일 발사한 스커드-ER 4발만을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주재로 특별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던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를 동시에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최고의 압박과 관여'라는 이름의 대북정책 발표를 통해 북한에 대한 강도높은 대응기조를 확인했다.
북한은 최근 강도높게 이뤄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중국의 바람을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이 오늘 미사일을 쏜 것은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중국과 매우 존경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바람을 무시한 것"이라며 "나쁘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