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최순실씨의 파렴치한 행각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10월 독일로 도피 중이던 최씨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과 조카 장시호씨 등 측근들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다.

“더블루K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5대를 꺼내 완전히 폐기하라”는 거였다. 이에 두 사람은 컴퓨터를 몰래 빼내 후배인 소 모씨를 시켜 하드디스크와 SSD카드를 포맷했고, 망치로 컴퓨터를 내리쳐 완전히 부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최순실씨(61)의 증거를 인멸 정황이 그의 운전기사였던 방모씨의 진술에서 드러났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에 대한 뇌물 혐의 등 7회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0월말 최씨의 지시를 받고 주거지에 있던 일체형PC를 망치로 부쉈다'는 방씨의 진술을 공개했다.

방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해 10월말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명의로 돼 있던) 브라운스톤에 있는 최씨의 일체형 PC를 쇠망치로 때려 파손한 사실이 있다"며 "최씨가 독일에서 내게 전화해 이같은 지시를 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초쯤부터 최씨가 여러 차례 전화해 얘기했다"며 "최씨 지시대로 (나는) PC 모니터부터 본체까지 쇠망치로 때려 파괴하고 이를 집밖에 내놨고 후에는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씨의 곁에서 그를 보좌한 방씨는 윤전추 전 행정관, 이영선 경호관과 수시로 차명 휴대전화로 통화하며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줄 물건을 전달하는 심부름 역할을 했다고도 밝혔다.

특검팀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화장품뿐만 아니라 잠옷과 대통령이 마시는 특별한 주스까지도 최씨의 비용으로 챙겨왔다"며 "이를 방씨가 심부름했다는 취지의 조서"라고 설명했다.

당초 이날 열리기로 했던 최모 한국마사회 팀장과 이모 대한승마협회 직원 등 3명의 증인 신문이 최씨 측 변호인의 동의로 모두 취소됐다. 재판부는 최씨 변호인들이 동의해 채택된 이들의 진술조서에 대한 조사로 이날 공판을 대신했다.

최 팀장은 특검 조사에서 최씨의 딸 정씨와 함께 독일로 훈련 갔던 박재홍 한국마사회 승마단 감독의 부당해고에 대해 '독일에서 최씨와의 다툼으로 그런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중학생 때 정씨의 승마 코치를 담당했던 신모씨의 진술조서도 이날 공개됐는데 신씨는 '삼성이 올림픽을 위해 했다는 승마단 지원 프로젝트의 실상은 정씨 만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씨의 변호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정씨 단독 지원이 아니라는 자료가 많이 제출되고 있다"며 "아울러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물건 값을 누가 냈는가도 방씨 진술로는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씨도 "박 감독의 사임은 마사회 내부 문제로 저랑 관계된 문제가 아니다"며 "삼성이 딸만 단독 지원했다는 의혹도 박 감독이 포함돼 틀어진 것으로 안다"고 자신은 관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이달 15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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