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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S】다시 찾아온 5·18...37년 만에 드러난 진실
김홍배 기자  |  klmhb@sisaplu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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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4  12: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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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이 광주시민을 붙잡아 둔 모슴. 당시 시위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젊은 사람이면 무조건 붙잡아 구타하고 무릎을 꿇린 채 트럭에 싣고 갔다.
[김민호 기자]또 다시 5월이 찾아왔다. 37년 전 1980년 5월의 봄은 광주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전두환 정권은 군을 동원해 광주 시민들을 학살했다. 곤봉과 대검, 기관총, 장갑차, 무장헬기 등이 자국민을 무참히 짓밟는데 사용됐다.

지난 12일 성염 전 서강대학교 교수는 '아직도 5.18의 진실을 왜곡하는 사회에서'라는 기고를 한 매체이 실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이 며칠 후 37주기를 맞는다. 아직도 5·18은 시민의 궐기가 아니라 북한군의 선동이었다고, 무고한 시민학살을 가리켜 '난세를 치세로 바꾸는 용단'이었다고, 군사반란의 주모자요 발포명령자 전두환이 자기는 '광주사태 치유 씻김굿의 희생자'라고 우기는 뻔뻔하고 비도덕적인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가톨릭교회 신자 한 사람으로서, 필자가 아는 범위에서, 우선 한국가톨릭의 교계에서 광주 시민들에게 저지른 잘못을 늦게나마, 사죄하고 싶다. 광주 금남로 교구청 6층에서 공수특전단의 만행과 학살을 직접 목격한 윤공희 대주교님, 시민들의 수습대책위에 앞장서다 옥고를 치룬 김성용 신부님과 조철현 신부님을 비롯한 광주대교구 사제단의 모범이 여태껏 필자의 양심에 촉구하는 본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동체의 행적을 함께 책임져야 하기에 "정의를 구실로 민중이 분노하고 있고 그 분노는 비이성적이다. 역사적으로 사람의 분노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 계급투쟁이고 공산주의 아닌가? 진실은 후세에 가서야 밝혀진다. 남북대치 상황에서 우리끼리 이렇게 싸워야겠는가?"가 물었다.

이렇듯 강산이 서너 번 바뀔 만큼의 시간이 흘렀건만 '광주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상처가 곪고 곪아 도져간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스러진 시민들은 '북한군', '홍어 택배'로 매도됐다. 학살의 책임자는 '나 역시 피해자'라며 오월 영령과 그 가족, 살아남은 자들을 또 다시 욕보이고 있다.

다시 찾아온 2017년 5월의 봄, 대한민국의 가장 큰 화두는 '민주주의'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 장미 대선을 거쳐 '민주정부 3기'가 닻을 올렸다.

새 대통령이 썼던 책 제목처럼 '운명'인 것일까.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정부 기념식이 오는 18일 광주에서 열린다. '민주주의의 회복과 국민대통합'을 위한 첫 단추가 5월 광주에서 시작된다. 광주 5·18정신이 헌법 전문에 새겨지고 광주 항쟁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바로 잡아지며 오월 영령들이 그토록 바랐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가 쓰인다.

훗날 역사에 기록될 5월을 맞아 새롭게 드러난 5·18의 진실과 남겨진 진실, '3기 민주정부'에 바라는 광주의 목소리를 세 차례로 나눠 조명한다.

◇새롭게 드러난 진실

 지난 1월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광주시에 보낸 온 A4 용지 52장짜리 보고서(법의학감정서)는 37년 동안 묻혀왔던 5·18의 진실을 세상에 끌어냈다.

보고서에서 국과수는 '전일빌딩 10층 옛 전일방송 내부에서 150여개의 총탄 흔적을 발견했으며 헬기가 호버링(hovering·정지) 상태에서 고도를 위 아래로 바꾸며 사격한 상황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탄흔의 크기로 M16 소총 가능성을 추정했으며 M16 소총의 탄창이 20발 또는 30발 탄창인 점으로 볼 때 한 명이 탄창을 교환하며 사격했거나 두 명 이상이 동시에 사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헬기 사격은 없었다"던 신군부의 주장을 뒤집는 증거가 국가 기관에 의해 37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확인된 순간이었다.

더욱이 국과수는 고(故) 조비오 신부와 1980년 당시 광주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아놀드 피터슨 목사, 수많은 광주 시민들이 증언했던 계엄군의 헬기 기관총(M60) 사격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새롭게 드러난 사실은 그 동안 제각각 흩어져 있던 5·18 진실의 퍼즐 조각을 맞춰갔다.

 '기관총을 장착할 수 있는 500MD 헬기 7개가 광주에 출동했다'는 사실을 담은 육군 1항공여단의 상황일지, '5·18 진압 때 헬기 사격 요청이 있었고 헬기에서 매우 많은 탄약을 사용했다'는 내용이 실린 전교사의 '광주 소요사태 분석 교훈집', '20사단 병력 헬기로 도청 투입 실패'가 적힌 특전사령부의 '광주지역 소요 사태 진압 작전' 보고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0년 5월 당시 자위권 발동을 지시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육군 제2군사령부의 '광주권 충정작전 간 군 지시 및 조치 사항' 등등.

국과수의 보고서는 수많은 기록, 증언과 함께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신군부의 말이 거짓임을 드러냈다.

새로운 진실이 드러나면서 국방부의 태도도 바뀌었다.

그동안 일관되게 헬기 사격을 부인해 온 국방부가 광주시에 전일빌딩 탄흔 감정 결과가 수록된 국과수의 '전일빌딩 법안전 감정서'를 받아간 것이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직접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의혹을 밝히는데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끊이지 않는 5·18역사 왜곡

 새로운 진실이 드러났지만 5·18 역사 왜곡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광주 시민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회고록에서 자신을 5·18의 희생자로 표현했으며 "발포 명령이란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5·18에 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5·18 당시 상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와 미국의 고 피터슨 목사를 "거짓말쟁이나 가면을 쓴 사탄 또는 성직자가 아니다"고 서술했다.

심지어 "조비오 신부는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허위 주장을 번복하지 않았다.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결국 5·18 단체와 조 신부의 가족이 나서 전 전 대통령을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 광주전남지부와 함께 회고록의 출판물 판매 및 배포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할 예정이다.

5·18 역사 왜곡은 보수 정권에서 특히 활개를 쳤다.

지만원과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는 여전히 5·18을 '북한군 특수부대가 광주에 침투해 일으킨 폭동'이라고 왜곡하고 있다. 당시 시민군들이 지난해 네 번에 걸쳐 지씨를 고소,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그는 5·18 왜곡과 폄훼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를 막아야 할 박근혜 정부는 오히려 국정 교과서를 통해 5·18 역사 왜곡 논란을 키웠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전 국가정보원장이자 대선 후보로 나선 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가 광주와 전남 곳곳에 '5·18에 북한군 침입, 5·18 유공자 가산점 폐지’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거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2013년 5월 이후 3년여간 인터넷과 개인블로그, SNS에 게재된 5·18 비하 글인 가짜 뉴스 등 4000여건이 광주시에 접수됐다.

◇'5·18정신을 헌법에' 새 대통령의 약속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보훈처에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후보 시절 내건 5·18 공약을 지키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대통령 자격으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 "5·18민주화운동의 헌정사적 의미와 헌법적 가치를 규범화한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 국가 차원의 5·18 진상 규명위 구성 및 5·18 정신 훼손 엄벌 ▲ 발포 명령자·헬기 기총 소사 등 진상 규명 ▲ 5·18 관련 자료 폐기 금지 특별법 제정 ▲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공식 기념곡 지정 등도 공약에 포함됐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 아래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 왜곡과 폄훼가 날로 심각해졌다"며 "새 정부가 5·18 진실 규명을 위한 진실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정부가 직접 5·18 진상을 규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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