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미영 기자]최근 골드만삭스와 무디스 등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제거됐으나, 향후 대북관계 등 외교정책와 기업구조 개선, 노동시장 개혁 등 경제정책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문 대통령이 9년간의 보수당 집권 후 청와대에 입성했다"며 새 정부 집권으로 증세와 지배구조 개선 두 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가운데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일부 그룹이나 기업들이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진보적 색채의 새 정부 정책 기조 등과 맞물려 몇몇 기업들의 사업이 탄력을 받거나 정책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호남을 기반으로 한 기업을 비롯해 문 대통령이 선거 유세기간동안 지원을 약속한 조선업계, 대북 관련 사업을 펴고 있는 업체들이 새 정부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대상으로 분류된다.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장 박삼구 회장이 산업은행과 신경전을 펴고 있는 금호타이어 인수 문제에서 상당한 힘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민주당과은 물론 문 대통령도 후보 시절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당시 "금호타이어가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며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지명을 받았다는 점도 박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를 중국에 매각하는 것보다 호남 일자리를 지키는 방향으로 정책이 진행될 수 있어서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도 수혜 기업이 될 공산이 크다. 문 대통령이 선거기간 내내 줄곧 조선·해운업을 살리겠다는 기조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조선·해운업은 자동차 산업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조선·해운업을 살려 일자리 보전,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문 대통령은 선거기간동안 글로벌 조선업황이 좋아질 때까지 조선·해운업계가 버틸 수 있는 지원책을 추진한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당장 정부차원에서 공공선박 발주를 늘리고 금융지원을 통해 조선업 살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현재 꽉 막혀있는 남북관계를 대화국면으로 이끌어 나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교류 관련 기업들에게 기대감을 주고 있다.

2008년 금광산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사업이 중단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얻는 기업은 현대그룹과 현대상선이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이 활발하게 진행될 당시 정부로부터 금강산 관광사업의 주체로 선정됐으며 현대상선은 금강산 유람선 운항을 도맡았다. 문 대통령이 금강산 관광을 다시금 부활시킨다면 현대그룹과 현대상선도 수혜를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호남기업들이 한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한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권에서도 호남 및 대북관련 기업들이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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