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21일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발탁에 "비(非) 외무고시 출신 외교부 첫 여성국장과 유엔 최고위직 등 외교분야에서 한국 최초, 최고 여성 수식어가 따라다닌다"며 "2006년부터 유엔에서 활동하며 국제외교무대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 전문성을 바탕으로 민감한 외교 현안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내각 구성에서 성평등 관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여러 어려움, 외교 난제가 산적한 현실에 후보자가 국제외교무대에서의 경험과 추진력으로 대한민국의 당면 외교위기를 해결하고 외교 위상을 높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경화 내정자는 한국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기구 최고위직에 진출하는 등 '최초' 수식어를 단골처럼 달고 다닌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강경화 내정자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KBS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미국 매사추세츠대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회의장 비서관과 세종대 교수를 지내다 당시 외교통상부에 특채됐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어 통역사를 맡기도 했다.

2003년 유엔여성지위위원회 CSW 의장을 지내는 등 유엔에서 입지를 굳혀왔으며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재직 말기인 2006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부판무관이 됐고 2011년에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활동해 온 유엔 전문가다.

 2016년 10월에는 반기문 전 사무총장에 이어 유엔 수장에 오른 안토니오 구테헤스 총장의 당선인 인수팀 팀장을 맡아 활약했고 12월부터는 정책특보로 활동해 왔다.

강 내정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과 함께 유리천장을 뚫은 대표적인 여성으로 불릴 전망이다.

다만 강 내정자가 사전 인사검증 과정에서 장녀가 미국 국적인 점과 국내 학교로 전학하는 과정에서의 위장전입 문제가 제기돼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적 문제의 경우는) 한국 국적 취득을 약속 받았다”면서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명한 이유는 후보자의 외교역량을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강 내정자 인선을 두고 외교부는 술렁였다.

한 국장은 "전혀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분이라서 참 의외였다"면서 "유엔에서 오랫동안 일하셨으니 폭넓은 시각을 갖고 있을 것이고, 유엔에서 이뤄지는 주요국간의 역학 관계를 잘 아는 부분이 고려되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한 여성 간부직원은 "별정직 공무원으로 시작해 국제관계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하신 분이고, 세계 여성대회 NGO 대변인도 하신 분"이라며 "여성이 된다면 그 분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잘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성이면서 비외시 출신을 장관으로 내정한 뜻은 능력 위주 인사이기도 하지만, 순혈주의 성향이 강한 외교부에 대한 개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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