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문재인정부 내 최대 파워그룹은 서울시 인맥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대, 경기고 등 역대 정권에서 형성됐던 특정 학맥은 이번 정부 들어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고 23일 매일경제가 보도했다.

메체에 따르면 현재 이제까지 발표된 문재인정부의 청와대 및 내각, 각종 자문위원회에 대한 인선 결과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자는 총 38명으로 이 중 33명은 공식 발표가 난 인사들이고, 나머지 5명은 언론 등에서 사실상 내정 상태로 보도한 인물이다.

이들의 출신 지역, 출신 고교·대학, 경력 등 프로필을 총망라해 이들 사이의 관계지형도를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유독 두드러진 서울시 인맥은 모두 청와대 내에 포진하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의 임종석 비서실장, 조현옥 인사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과 정책실의 김수현 사회수석 등 4명이 서울시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다.

임 실장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일했고, 하 수석은 임 실장으로부터 정무부시장직을 이어받아 2016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서울시에서 근무하다 문재인 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했다. 김 수석은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 원장으로 2014년 8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재직하며 임 실장, 하 수석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조 수석은 2011년 12월부터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으로 근무해 왔다.

문재인 정부 내 서울시 인맥이 두드러진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당연한 결과라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9년여 동안 야당 인사들이 국정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최고의 기관은 박원순 시장이 일하는 서울시였다"면서 "인수위도 없이 바로 국정에 임해야 하는 문재인정부로선 풍부한 행정경험을 쌓아온 서울시 출신 인사들을 중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내에선 아직까지 특정 학맥은 두드러져 보이진 않는다. 분석 대상자 중 7명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지만, 선제적인 검찰 개혁에 착수하면서 법무부, 검찰 인사를 우선 낸 결과다. 일단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는 청와대에선 조국 민정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김종호 공직기강비서관 등 3명이고, 법무부와 검찰에선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 봉욱 대검찰청 차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등이다. 국정자문위원장을 맡은 김진표 민주당 의원도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 매일경제 갭쳐
서울대 법대를 제외하면 한양대 출신이 두드러졌다. 임종석 비서실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대통령 연설비서관에 내정된 신동호 선거대책위원회 메시지선임팀장이 한양대를 나왔다. 이 중 임 실장과 신 팀장은 대학 시절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에서 함께 학생운동을 한 동지 관계다. 임 실장은 전대협 3기 의장을, 신 팀장인 전대협 초대 문화국장을 지냈다. 청와대의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내정자와 권혁기 춘추관장은 국민대 재학 당시 총학생회에서 함께 학생운동을 한 막역한 관계다.

지난 11일 문 대통령과 신임 수석들의 차담회 때 화제가 된 여성계 내 특정 학맥도 눈에 띄지 않았다. 당시 문 대통령은 조현옥 수석에게 "여성들은 뭐, 학맥 따라 이런 건 없습니까"라고 물었고, 조 수석은 "네, 저희들은 별로 그런 게 없다"고 답했다. 이후 임종석 실장과 조국 수석이 "여성계 내 특정 학교 인맥 전혀 없느냐"고 반농담식으로 따져묻기도 했는데, 사실상 이화여대 학맥을 겨냥한 말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까지 임명 또는 지명된 인사들 중 이대 출신은 조 수석뿐이고, 내정 상태인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까지 포함해도 2명뿐이다. 출신 고등학교를 살펴봐도 뚜렷한 학맥은 발견되지 않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 박형철 대통령비서실 반부패비서관 등 3명이 졸업한 서울고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김광두 국민경제자문위 부의장이 나온 광주일고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역대 정부에서 최대 학맥을 형성했던 경기고 출신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석현 통일외교안보특보 2명뿐이다.

이 밖에 조국 수석과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이 UC버클리대 법학대학원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미시간대 대학원에서 유학한 인연이 있다.

언론인 출신 인사 중에선 이낙연 총리 후보자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동아일보 선후배 관계다.

이 후보자는 김대중 총재 시절 야당 출입기자였는데, 후임 야당 출입기자로 온 후배가 윤 수석이었다고 한다.

이번 분석에서 눈에 띄는 점은 참여정부 청와대 근무경력을 제외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학맥·경력이 겹치는 인사가 없다는 점이다. 실제 이제까지 임명된 인사 중 문 대통령이 나온 경남고-경희대 출신은 없고, 사법시험 동기도 찾을 수 없다. 참여정부 땐 인수위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시 동기인 전효숙 판사가 서울고법 여성 첫 부장판사로 임명되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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