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을 주 3~4회 집중적으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향후 재판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주중 내내 공판을 열자고 요청하는 등 재판을 최대한 집중해서 심리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박 전 대통령 측이 제동을 걸면서 1심 최대 구속기한 내 심리가 끝날지도 주목된다.

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10월께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 1차 공판에서 검찰은 주 5회 재판을 진행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월·화요일에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범으로 엮인 뇌물수수 사건 증인 신문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요일에는 서증 조사 또는 추가 증인조사 등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롯데·SK그룹 뇌물수수 등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가 상당한 만큼 6개월 안에 재판을 끝내려면 매일같이 공판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4월17일 구속기소 된 박 전 대통령 구속기한이 10월16일이면 끝난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 이유, 기록 파악 등을 이유로 집중 심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변호인 접견 등 재판 전략을 짤 시간이 없는 점 등도 박 전 대통령 측이 속도를 늦추자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박 전 대통령을 향한 국민적 여론이 악화된 상황 역시 박 전 대통령 측이 재판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데 역할했다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일반 접견 시간 외 접견을 허용하는 방안을 구치소 측에 요청하더라도 주 3~4회 재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속기한을 고려할 때 1심 선고가 6개월 이내 이뤄져야 하는 점, 공범으로 기소된 이들에 대한 선고가 박 전 대통령 재판 이후로 미뤄진 상태 등을 고려한 결론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이 검찰 측 증거 대부분을 부동의해 증인 신문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재판 초반부터 최대한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가장 먼저 심리할 삼성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돼 부동의된 진술 증거만도 150여명에 달할 정도다.

향후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은 전언 진술의 증거 능력, 증거 수집 과정의 적법성 등을 가지고 상당 기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1심 결론은 박 전 대통령 구속 기한이 끝나는 6개월 안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검찰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 구속기한 종료가 임박한 피고인에게 국회 위증 혐의 등을 적용해 추가 기소하면서 구속 상태를 유지한 바 있다. 검찰이 새롭게 적용할 혐의를 포착하지 못할 경우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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