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서울중앙지법 대법정에 23일 모습을 드러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왼쪽 옷깃에는 수형번호 ‘503’과 함께 빨간색 글자로 ‘나대블츠’라는 말이 적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법원에 출석하며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의 재킷 왼쪽 옷깃에는 수용자 번호 ‘503’이라고 적힌 적힌 배지가 달렸다.

원형 배지의 절반을 나눠 아랫부분에는 ‘503’이, 바로 윗부분에는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를 뜻하는 ‘서울(구)’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나대블츠’라는 단어가 붉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그렇다면 ‘나대블츠’는 어떤 뜻일까?

법조계에 따르면 ‘나대블츠’는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들을 구분하고자 구치소 측에서 부여한 일종의 '공범부호'로, ‘나’는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들에게 공히 붙는 글자이며, ‘대’는 뇌물 등 대기업 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을 흔히 부르는 ‘블랙리스트’의 첫 글자를 딴 것이고, ‘츠’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사건의 줄임날로 풀이된다.

이미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는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번호표에는 ‘나블’이 붙었다.

지난달 서울 남부구치소로 이감된 최순실씨가 이날 법정에 달고 나온 번호표에는 남부구치소를 의미하는 ‘남부(구)’와 개인 번호만이 찍혀 있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 배지의 ‘나대블츠’는 박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건과 대기업 뇌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사건의 피고인이라는 의미다.

서울구치소에 워낙 많은 사건 관련자가 수감된 만큼 공범끼리 마주치거나 만나는 것을 막고자 교도관들이 관리할 수 있도록 구분을 위한 글자를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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