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최순실 씨가 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특검의 의혹 제기로 제가 완전히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며 "어린 학생(딸 정유라)을 자꾸 공범으로 몰지 말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업무방해 등 혐의 10차 공판에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이 같이 억울함을 강하게 표출했다.

특검이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통해 정씨의 이대 입학에 힘을 쓴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최씨는 "그런 말한 적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최씨는 "제가 김경숙 전 학장과 최경희 전 총장에게 이대 입학을 부탁했다면 사전에 어떻게 했는지 특검이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특검이 다시 "김 전 차관 영향력을 이용하려던 것 아니냐"고 묻자, 최씨는 "사람을 그런 식으로 몰아가지 말라. 그럼 더 위에 있는 사람한테 해야지 않냐"며 "특검(검찰)이 너무 의혹 제기를 많이 하니까 제가 완전히 괴물이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청담고 시절 봉사활동 확인서 문제나 이대 학점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면서 딸 정씨를 감쌌다.

최씨는 "어린 학생을 자꾸 공범으로 몰지 말라. 교수들이 장래성을 본 거고 얘한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다 받는 특혜"라며 "학교를 속였다고 몰고가는데 모든 특기생들이 다 걸릴 사항이다. 전면적으로 다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대 면접 당시 금메달을 들고 간 경위와 관련해서도 "면접 점수를 잘 받으려면 그러라고 아무 생각없이 들고 간 것이고 제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청담고 담당교사가 체육 특기생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다거나 이대 지도교수가 기본이 없이 특기생에 거부 반응만 심했다는 등 교사나 교수 책임으로 떠밀었다.

최씨는 "특검(검찰)이 어린애 영혼을 죽였으면 됐지 감옥에 넣어야겠나. 그게 시원하다면 그렇게 하라"며 "학점을 달라고 한적도 없다. 얘만 특혜를 줬다고 해서 인생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화를 냈다.

이어 "(유라가) 애를 뺐길까봐 들어오지도 못하는데 너무 잔인한 상황"이라며 "유라의 인생은 죽었다. 어린 자식이 잘못될까봐 자기 삶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재판장께서 감안해달라"고 흐느꼈다.

최씨는 조카 장시호(38)씨에 반감도 드러냈다. 그는 "장씨 말의 반은 거짓말"이라며 "장씨가 특검(검찰)에 협조하며 없는 말도 지어내고 완전히 집안을 팔아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재판부는 이날 최씨와 최경희 전 총장 등의 피고인 신문을 마친 뒤 이달 25일 결심 공판을 열 계획이다.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두 사람의 혐의에 최종 의견을 밝힌 다음 형량에 관한 입장을 제시하는 구형에 나선다. 이후 변호인의 최후변론과 피고인이 최후진술이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선고 공판은 2∼3주 뒤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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