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그 동안 함께 일한 사람들이 그립겠지만 외국에서 여행을 다니며 마음을 정리할 예정이다. 1년 정도는 한국에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3철' 중 한명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25일 오후 출국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나와 같은 사람들이 대통령의 곁을 비워줘야 후배들이 청와대에 들어가 문재인 대통령을 도울 수 있지 않겠느냐”며 “청와대가 출범 초반 국민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취재진에게도 “곧 출국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공항 오는 길, 따가운 여름 햇살조차 시원하기는 처음이다. 긴 여행, 짐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더 비우고 더 깨닫고 오는 혼자만의 여정”이라며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이란 시를 인용했다. 도 의원의 시는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 전 비서관은 영국 런던을 거쳐 뉴질랜드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6일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멀리서 그분(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시민 중 한 사람으로 조용히 지내겠다.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노 프레임이니 삼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달라.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달라"며 2선 후퇴를 선언한 바 있다.

양 전 비서관은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문 대통령의 측근그룹인 이른바 '3철' 중 한 명이다. 이 중 이 전 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던 지난 10일 출국했다.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패권, 비선 측근, 3철이라는 악의적 프레임은 결코 인정할 수 없었다"며 "아무런 근거 없이 좁은 틀에 가두어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고, 이를 정치적 공격으로 활용하는 주장에 대해 이제는 저 스스로 자유로워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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