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OO야 죽으면 안 돼. 꼭 살아있어야 돼.” “나왔어? 다른 사람 핸드폰으로라도 연락해 줘.”

세월호 참사 당일 아침 단원고 학생 A군에게 가족이 보냈던 문자가 3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군은 2014년 4월16일 오전 9시42분 선체가 급격하게 기우는 순간에 날아온 이 문자를 미처 읽지 못하고 희생되고 말았다.

26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1 소위원회는 오전 전문복원업체인 모바일랩이 작성한 휴대전화 2대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보고서를 공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희생자 A군의 휴대전화에서는 전화번호부 255건, 통화목록 4천142건, 문자메시지 2천952건, 카카오톡 3만 1천895건, 사진 14만 2천162장, 영상 8개, 음성 409개 등이 복구됐다고 밝혔다.

복원된 문자에는 “꼭 연락해야 돼”, “해경이 경비정 투입했대. OO야 죽으면 안 돼 꼭 살아있어야 돼”라는 등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애타는 마음이 들었다. 또 “OO야 헬기 탔어???”, “나왔어? 다른 사람 핸드폰으로라도 연락해줘” 등 생환을 고대하는 바람도 담겼다. 하지만 ㅈ군은 끝내 가족들의 절박한 심정을 담은 문자들을 읽지 못했다.

복원된 카카오톡에는 참사 전날인 15일 오후 6시42분과 7시2분에 주고받은 “안개로 못 갈” , “교감은 취소 원하고” 등 출항과 관련된 대화도 남겨져 있었다.

이 휴대전화는 이날 오전 10시1분 이후 기능이 완전히 멈췄다. A군은 이날 오전 9시29분까지 문자를 확인했지만 이후 전화기를 잃어버렸거나 전화기 곁을 떠났을 가능성이 크다. 침몰 당시 이 전화기의 위치를 확인한다면 해당 구역의 침수시각을 추정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 기기의 최종 정상 작동 시각은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1분이었으며 침몰 당시 휴대전화의 위치를 확인한다면 해당 구역의 침수 시각을 추정하는데 결정적인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이 휴대전화 사용자는 사고 일 오전 9시 29분까지 메시지를 확인했다. 이후 희생자가 휴대전화를 분실했거나 휴대전화에서 멀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모바일랩 측은 설명했다.

다른 학생인 B군의 휴대전화는 이날 오전 9시 47분까지 작동했던 기록이 복원됐다. 이 전화기에는 기능이 정지되기 직전 10분 동안 2~3분 간격으로 네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지만 B군은 전화를 받지 못했고, 부재중 전화로만 기록이 남았다. 이 휴대전화에서는 문자메시지 5002건, 카카오톡 4만1646건, 사진 32만3729장, 영상 583건, 음성 1422건, 전화번호부 516건, 통화목록 8466건 등이 복구됐다.

B군의 휴대전화에서는 전화번호부 516건, 통화목록 8천466건, 문자메시지 5천2건, 카카오톡 4만 1천646건, 사진 32만 3천729장, 영상 583개, 음성 1천422개 등 데이터가 복구됐다.

이 기기의 최종 정상 작동 시각은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47분이었다.
 
앞서 선조위는 지난 16일 브리핑을 열고 "세월호에서 수습한 전자기기 77점 중 휴대 전화는 45대다. 이 중 초기에 나온 15대의 복구와 분석을 전문업체에 의뢰했다. 포렌식 작업에는 통상 8~12주가 걸린다"고 밝혔다. 의뢰를 받은 모바일랩은 15대 중 11대는 데이터를 추출하고 있고, 2대는 분석 중이다. 분석을 마친 2대는 내용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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