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법원이 국정농단 재판을 강행군으로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는 29일 법정에서 그의 40년 지기인 최순실씨와 재회한다.

지난 25일 열린 재판에 홀로 출석해 하품을 하거나 미소를 짓는 등 다소 여유있는 모습을 보인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최씨를 대면했을 때도 이같은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재판을 연다.

재판부는 재판에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과 김성민 전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장, 원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등 3명을 증인으로 부른다.

이들을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대가로 삼성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와 당시 정황 등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29일과 30일에는 증인 신문을 진행하고 6월1일에는 국정농단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의 공판 기록을 증거 조사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치열하게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25일 열린 두 번째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문제 제기와 검찰의 반박이 오고가면서 오전 공판이 헛바퀴를 돌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박 전 대통령은 첫 재판 때와는 달리 두 번째 재판에선 팔짱을 끼거나 하품을 하는 등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인 수가 3명에 달하는데다가 검찰, 박영수 특별검사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변호인 모두 재판에 출석하는 만큼 재판 진행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씨도 피고인 신분으로서 법정에 출석하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의 언동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법원은 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또 다른 국정농단 재판 심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임원들의 재판은 이주 네 번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가 맡은 이 부회장 등 재판은 심야 재판까지 열어가며 유·무죄 판단을 위한 본격적인 심리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이 부회장 재판은 다음 날인 27일 오전 1시께 끝나기도 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78) 전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장 등 재판도 마찬가지다. 김 전 실장은 재판 과정에서 수차례 건강이 좋지 않음을 호소하다가 지난 26일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재판부의 최종 판단만을 남겨놨거나, 심리가 마무리되는 재판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는 오는 6월2일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자대학교 특혜 비리로 기소된 류철균(51) 이화여대 교수와 이인성(54) 교수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아울러 5월31일에는 최씨와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 남궁곤(56)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결심 공판에서는 특검팀이 최 전 총장 등에 대해 구형하고, 이들의 최후 변론 및 진술을 듣는 절차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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