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설계사 A씨는 2012년 12월∼2016년 4월 보험계약자 14명과 모두 18회를 홀인원을 해 보험금 6천700만원을 받았다. 설계사 A씨 자신도 홀인원을 3회 했다며 보험금 700만원을 챙겼다.

통상 일반인이 홀인원을 할 확률은 1만2천분의 1로 추정된다. 매주 주말에 라운딩했다고 가정하면 57년에 한 번 나올 확률이다. A씨는 평생 골프를 해도 나올까 말까 하는 홀인원을 3년여 사이 3회나 하는 '행운'을 누린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은 짜고친 사기 골프시합이었다.

금융감독원은 설계사·보험계약자가 공모해 허위 영수증을 제출하는 등의 방식으로 약 10억원의 보험금을 챙긴 140명(설계사 21명 포함)을 경찰청과 공조 수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홀인원 보험'은 골프 경기중 홀인원을 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 상품이다. 이들은 골프보험에 가입 한 뒤 골프 동반자와 캐디 등과 짜고 가짜로 홀인원을 만들어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보험설계사가 모집한 보험계약자와 동반 라운딩한 청구자 중 공모하거나 카드 영수증을 취소한 건으로 의심되는 혐의자는 111명이다.

이들은 계약자·캐디와 공모하면 홀인원 증명서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고, 지급 보험금 한도액에 인위적으로 맞춘 고액 영수증으로 결제하고 취소 처리 후 제출했다.

이번 조사에서 5개 이상의 홀인원 보험을 집중 가입하여 1회 홀인원으로 1000만원 이상의 고액 보험금을 타낸 골퍼도 15명 적발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2∼2016년에 홀인원 보험금으로 지급된 액수는 모두 1천49억원이다. 1건당 평균 322만원이다. 연간 지급액은 2012년 152억원에서 지난해 251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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