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물놀이는 창녕 부곡하와이
[이미영 기자]누군가에겐 신혼 여행지로 그리고 누군가에겐 수학여행지, 가족여행지로 추억을 가지고 있던 경남 창녕의 부곡하와이가 28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폐장했다.

이로써 부곡하와이는 국내 종합레저시설 1호로 1979년 문을 연 후 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80년대 연간 2백만 명이 다녀갈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문을닫았다.

28일 부곡하와이 측은 안내문을 통해 "지난 38년간의 역사 속에 많은 분들의 추억이 함께했음을 잊지 않겠다"면서 "훗날 고객님들의 깊은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며 감사드린다"고 폐업 공고를 냈다. 부곡하와이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1980년대 연간 200만명 이상이 찾던 국내 대표 서민 휴양지 중 하나였다.

당시 최첨단 물놀이 시설과 온천, 실내수영장, 식물관, 대공연장 등을 두루 갖추고 영업을 하며 유명세를 탔다. 한때 휴가철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이번 여름휴가 때 하와이 다녀왔어. 부곡하와이"라는 말이 유머로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곡하와이는 1990년대 중반부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전국적으로 대규모 워터파크 시설과 종합레저시설 등이 잇달아 건립되면서 방문객 수가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부곡하와이 입장 인원은 24만여 명으로 호황기 때보다 무려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지난 3년간 적자도 1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사측의 안일하고 부실한 경영이 부곡하와이의 폐업을 가져왔다고 분석한다.

부곡하와이 노조는 폐업 이후 공개 매각과 고용승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외면하는 중이다. 80여 명의 직원 가운데 대부분은 촉탁 직원이며 정규직 중 노조원은 17명에 불과하다. 노조는 부곡하와이가 폐업하더라도 고용승계를 위한 투쟁을 계속 벌이기로 했다.

한편 경남 창녕군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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