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 딸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 문제 등 파헤쳐 온 수사팀이 정 씨의 조사를 주로 담당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조계에서는 ‘뇌물수수의 공범으로 입건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와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내일(31일) 정 씨가 한국으로 압송되면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가 주로 조사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1부는 작년 하반기 검찰 특별수사본부 1기 때 승마 지원을 비롯해 삼성그룹이 최 씨 모녀를 특혜 지원한 의혹을 주로 수사했다.

당시 수사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경위 확인과 맞닿아 있었디. 수사를 이어받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협력해주고 최 씨 등과 공모해 삼성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 씨의 주요 혐의가 이화여대 부정 입학(업무방해) 등인 점에 비춰본다면 특수1부가 정 씨 조사에서 '주포'(主砲)로 배치된 것에는 뇌물 의혹 사건에서 정 씨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잠정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검찰이 지목한 삼성과 최 씨 사이의 거래 의혹에 관해 '나는 모르는 일'이라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삼성이 최 씨가 독일에 설립한 법인 코어스포츠에 정유라의 승마를 지원하기 위해 거액을 송금했고 이 돈이 뇌물로 지목됐으므로 사실상 수혜자인 정 씨가 양측의 '거래'에 관해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도 제기된다.

정 씨는 앞서 덴마크에서 송환 불복 소송 중에 검찰의 신문에 코어스포츠의 지분을 자신과 최 씨, 최 씨 조카인 장시호 씨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승마 지원을 위해 보낸 약 78억 원이 코어스포츠 계좌에 입금됐고 이 돈 가운데 일부가 정 씨를 위한 말을 사는데 지출되는 등 특검 수사로 드러난 사실을 고려하면 정 씨가 뇌물수수의 공범이 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다만 공무원이 아닌 정 씨가 뇌물수수의 공범이 되려면 공무원이던 박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공모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연결 고리는 어머니인 최 씨이며 정 씨가 삼성의 지원 과정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간 정 씨는 이런 가능성을 철저히 부정했으며 한국으로 돌아온 후 조사 과정에서 어떤 진술을 할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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