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박근혜(65) 전 대통령이 30일 열린 자신의 뇌물죄 혐의 재판에서 단 한 차례도 입을 열지 않은 반면 최순실(61)씨는 "억울하다"는 등 격양된 반응을 보여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단 한 차례도 말을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변호인인 유영하(55·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와 귓속말로 몇 차례 대화를 나눌 뿐 피고인으로서의 의견 진술이나 재판장의 질문에는 일절 답을 하지 않았다.

증거조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는 그저 고개를 좌우로 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박 전 대통령은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특별한 표정 변화 없이 묵묵히 증인과 검찰, 재판부 등을 번갈아가며 쳐다볼 뿐이었다. 최씨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재판이 끝나자 일부 노년의 방청객들은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소리치면서 박 전 대통령을 향해 환호했다. 전날 재판에서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던 모습과는 달리 이날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 없이 교도관들과 함께 법정을 나섰다.

반면 최씨는 감정이 격앙된 모습을 스스럼없이 드러냈다. 지난 23일 열렸던 첫 공판서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죄스럽다"면서 발언을 자제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최씨는 이날 재판장으로부터 발언권을 얻은 뒤 "억울한 부분이 많다"라면서 "박원오 전 전무 등이 삼성을 이용하기 위해 유라(정유라)를 끼워 넣었다"며 흥분한 어투로 말했다.

최씨는 오는 31일 딸 정유라(21)씨가 송환되는 것을 언급하면서 "너무 억울하고, 딸이 걸려있는 문제라 상처를 많이 받고 있다"면서 "애(정유라)가 완전히 영혼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진실을 밝혀주고, 내일 들어오는 애(정유라)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 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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