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비선실세’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가 16시간여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마치고 2일 새벽 서울남부구치소로 돌아갔다. 검찰은 정씨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날 오전 8시54분께 검찰에 출석한 정씨는 2일 새벽 1시22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와 대기중이던 법무부 호송차에 올랐다. 정씨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밤을 보낸 뒤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예정이다.

검찰은 우선 정씨에게 이대 부정입학 및 학사 비리 의혹과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정씨는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선발 당시 면접장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가지고 가 면접관에게 보여주는 등 규정을 어기고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출석하지 않고도 학점을 받고, 교수가 대신 과제물을 해주는 등 학사 관리에서도 각종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정씨가 청담고 재학 당시 공결 처리를 위해 승마협회 명의의 허위 공문을 제출하는 등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 검찰은 정씨가 하나은행에서 대출한 돈으로 독일의 부동산 구매 자금, 덴마크 생활 자금 등에 사용하면서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2015년 12월 강원도 평창 땅을 담보로 당시 외환은행(현 하나은행)에서 보증신용장을 발급받아 외환은행 독일법인에서 24만 유로, 작년 1월 최씨 소유의 은행 예금을 담보로 14만5천 유로를 각각 빌리는 등 총 38만5천 유로를 대출받았다.

검찰은 최근 최씨의 최측근이었던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하면서 정씨가 2015년에 신고 없이 현금 2만5천 유로를 갖고 독일로 나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씨는 이틀간의 검찰 조사에서 "아는 것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거나 불법행위는 최씨가 기획·실행한 것이라며 법적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씨가 국적기에 탑승한 직후인 지난달 31일 오전 4시 8분 체포했고, 검찰청으로 압송해 8시간가량 조사했다.

다음날인 1일에도 오전 10시부터 소환해 밤늦게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우선 정씨 신병을 확보한 후 추가 수사에서 뇌물수수 혐의 적용 여부 등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정씨의 구속 여부는 2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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