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손석희 JTBC 뉴스룸 앵커가 1분51초간 정정보도를 통해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 두 딸의 거제 땅 기획부동산 매입 의혹 보도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손 앵커는 1일 방송된 JTBC뉴스룸에서 ‘기획부동산’이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지만 통상적 의미와 달라 혼동을 드렸다”며 “이점에 대해서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 후보에 대한 검증 차원에서 제기한 의혹이었지만 취재 기자가 현장에 없었던 점과 전문가의 자문을 거치기는 했지만 ‘기획부동산’이라는 단어을 통상적인 의미와 다르게 사용한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며 고개 숙였다.

JTBC는 지난 31일 강 후보자의 두 딸이 소유하고 있는 경남 거제시 땅이 기획부동산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JTBC는 “산을 깎아 만든 땅에 컨테이너 2동만 올라서 있다. 이 건물로 임야였던 땅이 대지로 변경됐다”며 “땅에 건물을 짓고 임야에서 대지로 바꿔 공시지가가 높아졌고, 이를 4개로 나눠 분할 매매했다는 점이 기획부동산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강 후보자 남편인 이일병 교수의 블로그를 근거로 “컨테이너 하우스는 실제 강 후보자의 남편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 반박했다. 보도 화면에 거제 땅 현장 사진이 아닌 포털사이트 다음 로드뷰 사진이 쓰인 것을 두고 ‘노룩 취재(현장에 가보지 않고 취재)’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외교부 역시 “시세차익 등을 의도한 투기목적의 구매가 아니다”라며 “강 후보자는 당시 유엔 근무중으로 토지구매와 주택건축에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후보자가 구매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손 앵커는 이날 정정보도에서 “현장에 기자가 있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이어 “기사는 기본적으로 현장에서 출발한다는 원칙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했다.

손 앵커는 전날 보도 경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강 후보자 딸 명의 땅에 주택이 완공된 뒤 임야에서 대지로 지목이 변경되면서 값이 크게 올랐다”면서 “땅이 쉽게 개발이 가능한 면적으로 쪼개져서 거래됐다는 점, 또 강 후보자 부부의 부동산이 서울에 이미 세 곳이 있는 상황에서 통상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고위 공직자에 대한 검증 면에서 의혹 제기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손 앵커의 정정보도에 대해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SNS와 JTBC 정정보도 댓글에는 “사과인지 변명인지 구분이 안간다” “억지로 사과하는 느낌” “제대로된 취재와 보도가 진정한 사과”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일부는 SBS 8뉴스 김성준 앵커의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정정보도와 손 앵커의 정정보도를 비교하기도 했다.

지난달 3일 김 앵커는 방송 시작부터 스튜디오에 선 채로 등장해 5분30초간 보도 내용을 바로잡고 사과했다. 당시 보도는 대선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엄청난 파문을 불러왔다. 보도본부장인 김 앵커는 정정보도에서 “기사 작성과 편집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 결과다. SBS 보도 책임자로서 기사의 게이트키핑 과정에 문제가 생긴 점에서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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