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은 표정으로 법정 향하는 노승일
[김홍배 기자]'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삼성 돈을 먹으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는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최씨는 이날 낙상에 따른 타박상과 꼬리뼈 통증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노씨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한때 최씨의 측근이자 부하 직원이었다가 돌아서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해 왔다.

노 부장은 최씨 소유의 코어스포츠 일을 돕기 위해 2015년 8월 독일로 출국했다. 이 회사는 삼성이 정씨를 지원할 때 용역계약을 맺은 업체다. 노 부장은 독일에서 정씨의 승마 훈련을 도왔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은 코레스포츠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승마 유망주 6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213억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그 중 77억여원을 제공했으나 실제 지원금을 받은 것은 정유라씨뿐이었다.

노씨는 "박원오가 최씨로부터 '정유라 혼자 지원금을 받으면 나중에 탈이 날 수 있어서 나머지 선수들을 끼워 넣은 거다, 삼성은 그만큼 치밀해서 삼성 돈을 먹으면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내게 말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과 특검은 삼성그룹이 사실상 정씨 한 명을 위해 승마 유망주들의 훈련을 지원했다고 본다. 노씨는 지난달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도 "박원오가 '정유라 혼자만 지원받으면 문제가 커진다, 다른 선수를 들러리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노씨는 또 최씨가 코레스포츠를 실질적으로 운영했으며 삼성과 코레스포츠의 계약을 숨기려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씨가 '나는 삼성 사람을 만나면 큰일난다'며 계약 장소에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도 코레스포츠가 최씨 회사임을 알고 있었나'라는 검찰 질문에 노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또 "계약을 맺을 장소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내가 호텔에서 하자고 제안했더니 최씨가 '왜 남들이 다 알게 호텔에서 하느냐'면서 핀잔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노 부장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씨가 딸 정씨와 다툰 상황을 언급하면서 "교육부를 15년간 도와주고 있는데 딸 교육도 마음대로 안 된다"며 "내가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 부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말하는 것이냐"고 물으니 최씨는 "그렇다. 친한 언니 동생 사이다"라고 답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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