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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2년 만에, 해직기자가 됐습니다”
심일보 기자  |  jakys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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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6  19: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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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일보 대기자]지난달 31일 편집권 침해와 기자들의 징계 논란으로 민영통신사 <포커스뉴스>가 폐업을 공지했다는 소식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포커스뉴스는 이날 대표이사 명의로 “폐업 신청의 건”이라는 공지를 내고 “회사는 더 이상 영업행위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폐업 신청을 하고 사업자등록증을 국세청에 반납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밝힌 폐업 사유는 적자다. 회사는 해당 공지에서 “2015년 민영통신사인 포커스뉴스를 창간한 이래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 4월 기준 총 8억6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누적적자만 113억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은 갑작스럽게 폐업을 공고하면서 ‘퇴직자 영업비밀 유지 서약서’를 요구한 것, 당연히 해상 통신사의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선 건 당연한 일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취재 중에 폐업 소식을 들은 한 기자는 “언론사 만들고 적자 안 날 생각을 하는 게 이상하다”면서 “게다가 회사측은 올해 초에 이제 흑자로 전환되는 시기라며 조용히 넘어가자고 했다”고 말했다는 미디어 오늘의 보도였다.

그리고 6일 <미디어오늘>에 “입사 2년 만에, 해직기자가 됐습니다” 란 기사가 보도됐다. 글의 주인공은 김도형 포커스뉴스 해직기자로 '명예퇴직 대신 해고를 선택'한 이유'를 진솔하게 적었다. 시사플러스에서 해당 기사를 인용하면서 '과연 언론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되새김질 해 보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 김도형 기자/ 미디어오늘 캡쳐

32살에 입사한 회사가 34살에 폐업을 신고했다. 2015년 7월 공채 1기로 포커스뉴스에 입사한 나는 2017년 6월 해고를 통보받았다. 발단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이상한 보도 지침과 이에 대한 항의였다.

대선은 창간 이후 가장 큰 이벤트였다. 정치부원 모두가 이번 대선을 잘 치러 언론사로서 바로 서도록 해야겠단 생각을 가졌다. 어느 날부터인가 이상한 지시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여론조사를 쓰지 말라는 지시였다. 모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 믿을 수 없다”며 과격한 발언을 하던 시점이었다. 마지막 TV토론회가 있었던 5월2일엔 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기사를 쓰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아울러 그 날 출고됐던 유승민·심상정 후보의 일정 기사를 포함해 다수의 기사를 삭제했다. 

정치부원 전원이 귀사해 한대희 대표이사와 면담을 가졌다. 한대희 대표는 “유력 후보 3인에게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 날 예정됐던 TV토론회도 문재인·홍준표·안철수 후보의 발언만으로 기사를 쓰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또 “나름대로 회사를 경영하시는 분이 소신이란 것을 뚜렷하게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 모두가 사주 솔본그룹 홍기태 회장의 뜻이란 암시로 받아들였다. 

우리는 해당 지침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취재를 거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편집국장에게 전달했다. 같은 시간 회사에 와있던 사주를 만난 정치부장은 TV토론회의 정상적인 보도와 유승민·심상정 후보의 제한적 보도 허용 등을 얻어냈다고 알려왔다.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다음 날, 다수의 기사가 또 삭제됐다. 삭제될 이유가 없는 스트레이트 기사였다. 바른정당 탈당을 철회한 황영철 의원의 기사도 있었다. 바른정당 13명 의원들의 탈당 기사는 둔 채, 탈당을 철회한 의원의 기사를 삭제한 것이다. 유승민·심상정 후보의 발언 역시 대부분 기사화할 수 없었다.

대선 날에는 “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8시까지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종류의 기사도 생산하지 말라”는 지시까지 내려왔다. 언론사로서의 기능을 포기하는 지시였다. 후보들의 투표 스케치 기사 등을 작성해서 올렸지만, 출고되지 않았다. 포커스뉴스에서 대선은 기록되지 않았다. 

대선이 끝나자 사측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는 더욱 심해졌다. ‘대통령 문재인 100人’ 제하의 기획기사 101건을 일괄삭제했고, 이를 거부한 정치부장에게 대기발령을 내렸다. 정치부는 ‘전국사회부’로 통합하면서 정당팀을 없애버렸다.

이를 규탄하는 성명서가 이어지자 사측은 기자들을 대기발령하고 사직을 권고했다.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언론노조 포커스뉴스분회를 설립했다. 노조는 단체교섭을 통해 편집위원회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했다. 법에 따라 단체교섭을 해야 할 시점이 임박하자, 회사는 폐업을 신고했다. 

구성원들에게 명예퇴직+3개월 간의 위로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매우 포괄적 형태의 비밀유지 서약서를 받았다. △동종업계 취업시 사측으로부터 사전에 허가를 받을 것 △업무 외적으로 취득한 정보 역시 외부에 발설하지 말 것 등 이상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지금까지가 지난 2개월 동안 포커스뉴스에서 벌어진 이상한 ‘언론농단’의 실체다. 

나는 사측의 명예퇴직 요구를 거부하고 해고당하는 길을 선택했다. 사측이 폐업이라는 선택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끝까지 지켜봐야하기 때문이다. 혹여 이런 비뚤어진 언론관을 갖고 있는 사주가 다시 언론계에 발을 붙이려고 한다면 나는 ‘부당해고자’로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34살의 나이, 나는 다시 기자의 길을 가고자 한다. 사측의 행태를 끝까지 지켜보며, 감시하고 기록하는 자의 의무를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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